희망 토크: 곡성에서 마주한 소멸 앞에서

2026-09-18

비정기 북토크 & 대담 시리즈 <희망 토크: 소멸 앞에서>는 ‘지역 소멸 시대’에 자신의 방향과 속도로 삶과 일을 디자인해 가는 ‘소셜디자이너’를 초대해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함께 듣는 자리입니다.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에서 소개될 전국 곳곳의 담대한 ‘소셜디자이너’를 주목해 주세요. 그들이 치열하게 만들어 온 자신만의 콘텐츠, 그 안에 담긴 일과 삶, 고민과 도전 이야기 안에서 지금의 거대한 변화와 소멸의 파도를 넘어갈 실마리를 발견하게 되길 희망합니다.




<희망 토크: 곡성에서 마주한 소멸 앞에서> 현장으로


지난 9월 9일 저녁, 희망제작소 3층에 희망씨들이 모였습니다. 군감자 냄새가 솔솔 풍기는 가운데 곡성의 농부과학자 이동현 님과 마을소설가 김탁환 님의 목소리, 그리고 희망씨 여러분의 열기가 창 밖까지 흘러나왔는데요. 가을의 문턱에서 희망제작소가 새로 시작한 <희망 토크: 곡성에서 마주한 소멸 앞에서>(이하 <희망토크>)의 첫 현장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 “달걀 먼저 삶고, 단호박 썰어 둘게요.”

😮 “3번 마이크 하이 조금만 깎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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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토크> 참석자 분들을 위해 정성스레 준비한 김밥과 다과 



<희망 토크>는 전국의 희망씨와 함께 하는 자리로 준비했습니다. 송정복, 최윤정 연구원이 현장 참가자를 위해 간식을 준비하는 동안 안영삼, 한상규 연구원은 온라인 라이브 송출을 위해 영상과 음향 장비 준비로 분주했습니다. 


농사를 중심으로 펼쳐질 오늘의 이야기에 어울리도록 김밥과 함께 소박하게 삶고 찌고 구운 달걀과 감자, 고구마, 단호박들로 간식거리를 마련했습니다. 고소하고 포근한 냄새가 3층 공간을 가득 채울 무렵, 반가운 희망씨 여러분이 한 분 한 분 도착해 따끈한 간식과 함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현장을 중계한 온라인의 열기도 높았습니다. 서울, 경기는 물론, 대구, 광주, 춘천, 창원, 군산, 순천, 진주, 안동까지 전국에서 곡성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신청해 주셨습니다. 한 분씩 줌 링크를 통해 온라인 회의실에 입장하시는 동안, 스피커에서는 <쌀 한 톨의 무게>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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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 이동현 작가(사진 왼쪽)와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희망 토크> 현장 모습



이날 저녁 7시 본격적으로 <희망 토크>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강연자는 <모든 생명은 지키는 것이다>의 이동현, 김탁환 작가였습니다. 이동현 작가는 곡성의 농업회사법인 <미실란>의 대표이자 농부과학자이고, 희망제작소의 오랜 후원회원, 희망씨이기도 합니다. 김탁환 작가는 명실상부한 베스트셀러 작가로, 지금은 곡성의 마을소설가로 활약하며 <생태책방 들녘의 마음>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생물 과학자가 21년차 농부가 되는 동안 마주했던 수많은 시행착오 이야기와, 도시소설가가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전남의 농촌 마을에 도착해 그 안에 녹아들어가는 과정의 이야기는 자리에 모인 희망씨들을 고요히 집중하게 했다가, 너털웃음이 터져나오게 했다가, 맞장구치게 하며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이어졌습니다. 


미니 강연이 끝난 뒤, 이은경 소장의 질문으로 대담이 시작되었습니다. 미실란이 농업회사이면서도 <섬진강 마을 영화제> 등 문화교육 사업에 에너지를 쏟고 있음을 짚으며, 지역 사회에서 문화사업의 의미와 맥락, 임팩트에 대한 생각을 나눴습니다. 곡성에서 인생2막을 펼치고 있는 김탁환 작가에게는 ‘힐링’ 대신 왕성한 생산성으로 귀농귀촌 생활을 채워가는 비결과 서울을 떠나 새로 찾은 에너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유쾌한 분위기로 시작된 대담은 곡성에서 자신만의 길을 열어가고 있는 청년 소셜디자이너들에 대한 이야기, 정부와 기관들의 지역 지원 정책과 자금의 실효성과 문제점, 현장에서 보는 개선책에 대한 깊은 이야기까지 뻗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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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 작가, 이동현 작가, 진행을 맡은 이은경 희망제작소 소장(사진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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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토크> 현장에 직접 참석한 참여자들의 모습


“처음에 농사의 어려움도 모르고 농사를 시작했는데요. 오랫동안 지역에서 살면서 섬진강마을영화제처럼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를 만들기도 하고, 지역 내 인프라가 부족하니까 이것저것 모임도 만들고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죠.…(중략)... 만약 청년들이 지역에서 새로 무언가를 시작하려 한다면 지자체나 정부 지원금으로 폼나게 출발하기보다는 온전히 자기 힘으로 첫발을 내딛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지원금은 언젠가 끊기게 마련이고, 결국 지속가능성의 한계에 부딪히게 되니까요. 크든 작든 처음부터 현장에서 부딪히고 치열하게 지지고볶으며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만이 온전히 자기 것으로 남습니다. ” - 이동현 작가 



“곡성에 간다고 하니 다들 여유롭겠다고 말하곤 했어요. 하지만 사실 서울에 있을 때보다 곡성에서 글을 더 많이 쓰고 있어요. 소설가에게는 생각을 길게 이어나갈 ‘두루마리 시간’이 필요한데, 서울에서는 연이은 연락과 모임, 경조사 등으로 끊임없이 할 일이 생기거든요. 반면 곡성에서는 오롯이 집필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훨씬 많습니다. 게다가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을 수 있으니, 소설가에게는 일종의 ‘블루오션’인 셈이죠.”  - 김탁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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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과 온라인의 참석자들도 다양한 관점에서 질문과 생각을 보탰습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이 할 일은 무엇인가”하는 질문에 지역에서 전개되는 비즈니스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소비해서 부와 자원이 서울에만 머물지 않도록 해 달라는 절박하고 현실적인 답변이 있었습니다. “지역이 환경도 쾌적하고 같은 돈이면 더 풍요롭게 살 수 있는 것 같은데 사람들이 매력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의견에는 “그러니 선생님부터 곡성으로 이사하십시오”라는 농담 같은 진심이 오고 갔습니다. 유쾌함과 씁쓸함, 막막한 현실과 여전히 빛나는 희망으로 촘촘히 채운 두 시간이었습니다. 


“변화와 소멸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소멸 앞에서 지켜야 할 것과 놓아줄 것, 새롭게 생겨날 것은 과연 무엇인가?” 


희망제작소는 이 질문을 붙잡고 <희망 토크> 시리즈를 이어가려 합니다. 앞으로 이어질 다른 지역과 그곳의 소셜디자이너가 전할 고민과 도전의 이야기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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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지은 시민후원팀 선임연구원 | 사진: 희망제작소 



지역에서 스스로 부딪히며 나만의 자산을 일궈내는 일이 개인의 지속가능성을 만든다면, 우리가 일군 온기가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고 지역 안에 맴돌게 만드는 것은 도시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습니다. 청년 유출과 지역소멸이라는 거센 흐름 속에서 지역의 자산과 부가 다시 주민과 동네의 일자리로 순환하는 선순환 구조를 함께 모색하고자 합니다. 해외의 선진 사례부터 국내 지자체들의 치열한 현장 경험까지 한자리에서 나누는 <2026 광명시 지역공동체 자산화 국제포럼>이 10월 13일(화)에 열립니다. 지역에서 스스로의 삶을 일구고, 지속 가능한 내일을 고민하는 모든 분과 뜻깊은 자리를 함께 만들어가길 기대합니다.


  <2026 광명시 지역공동체 자산화 국제포럼>  👉 사전 등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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