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에세이

  • #11. 헐! 말이 돼요? 실화 아니죠?

    #11. 헐! 말이 돼요? 실화 아니죠?

    15년쯤 전이다. 이 ‘옛날이야기’를 처음 꺼냈던 것이. 스물 네댓 살쯤, 첫 직장의 신입 시절이다. 당시 나에게는 까마득하던 40대 남자 부장, 차장들과 직장 앞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 중이었다. 언젠가 아버지께 들은 그 이야기를 왜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직장 동료를 짝사랑하는 […]

  • #10. 오만과 편견

    #10. 오만과 편견

    혁명의 땅, 쿠바. 깊은 밤 첫발을 디딘 그곳은 더운 공기로 가득했다. 공항은 작고 어두침침했지만, 걱정과 달리 입국 심사를 받고 짐을 찾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뜨거운 공기를 맡으며 버스에 올라 호텔로 가는 길, 가로등 하나 없는 깊은 어둠을 […]

  • #9. 일과 학습을 함께 한다는 것

    #9. 일과 학습을 함께 한다는 것

    “지각은 없다. 결석은 안 돼!” 대학원 진학 이후, 이 두 가지는 꼭 지키고자 다짐했다. 무색하게도 개강 첫날부터 15분을 지각하고 말았다. 코리안 타임은 비겁한 변명에 불과하다 했건만, 결국 입이 방정이다. 일과 학습을 병행한 지 4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캠퍼스의 푸르름을 느낄 새도 […]

  • #8. 내겐 너무 좁은 서울

    #8. 내겐 너무 좁은 서울

    서울에 처음 발을 내디딘 두 달 전, 내게 주어진 공간은 1.5평짜리 고시원이었다. 복도에 들어서면 훅 들어오는 옆 방 사람들의 숨 냄새, 최소한의 생활용품만 넣을 수 있는 가구로 꽉 찬 방. 좁은 공간에서 게처럼 옆으로 움직이며 보낸 시간은 ‘고시원’이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

  • #7. “아빠, 언제 데리러 와?”

    #7. “아빠, 언제 데리러 와?”

    아침 6시 30분, 일어나 씻고 아침밥을 준비한다. 7시 즈음 일곱 살 아이가 눈을 뜨면 아침밥을 먹인다. 아이는 전날 늦게 자거나 피곤하면 좀처럼 일어나지 못한다. 그럴 땐 더 자게 둔다. 7시 50분. 출근 시간 마지노선이다. 후다닥 옷을 입히고 어린이집으로 향한다. 어린이집은 […]

  • #6. 그렇고 그런 사이

    #6. 그렇고 그런 사이

    어느 날 출근길, 자하문터널을 지나 신영동 쪽으로 향하는 길에 있는 ‘소림사’(진짜 절 이름이다) 앞 만개한 벚나무가 시야에 환하게 들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별 기미가 없었는데 어느새 저렇게 활짝 피었다. ‘어? 저 벚꽃!’하는 순간 작년이 떠올랐다. 처음 출근하던 날, 공연히 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