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샴푸통이 사라진다면?

2021-07-09

아침에 일어나 플라스틱 용기에 든 샴푸로 머리를 감고, 휘발유 차를 운전해 출근합니다. 근처 카페에 들러 일회용 컵에 담긴 커피 한 잔을 사서 마십니다. 평범한 직장인의 아침이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행위가 기후위기와 맞닿아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모든 행동이 온실가스 배출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9번째로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국민 1명이 1년에 무려 11.8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꼴입니다(2017년 기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 모든 분야의 탄소 배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재생에너지로 운영하는 ‘RE100’을 실현하기 위해 태양광 패널 설치를 진행 중입니다. 설비가 완료되면 전력의 50~60%가량 태양광 에너지로 충당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플라스틱 문제를 환기하기 위해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제품은 생산, 가공, 폐기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바다로 흘러간 플라스틱을 비롯해 다양한 쓰레기는 해양생물과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죠.

기사에 따르면 태평양에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섬은 한반도 7배에 달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크기라고 합니다. 전 세계에서 연간 3억 톤 이상의 플라스틱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데 이 중 1,200만 톤 이상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고 하니 쓰레기섬이 걷잡을 수 없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셈이죠.

△ 송정복 연구사업본부 부본부장의 ‘기후위기와 플라스틱’ 강의

🧼 왜 샴푸바(비누)일까요?

우리가 하루 한 번 머리를 감으면 1년에 1~2통, 가족과 거주할 경우 2~3통의 샴푸 플라스틱 용기를 씁니다.

이러한 플라스틱 용기를 분리 배출하더라도 재활용이 어렵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투명한 용기가 재활용률이 높지만, 샴푸의 변질을 막기 위해 유색 플라스틱 용기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샴푸를 짜내는 펌프 뚜껑은 복합 재질이라 일반 쓰레기로 분류되고 있고요.

친환경, 유기농 샴푸 등 내 몸에 해를 끼치지 않는 다양한 종류의 샴푸들이 생산되고 있지만, 정작 샴푸 용기는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이라 지구에 해를 끼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당장 나의 작은 행동이 지구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선택할 수는 있죠. 그래서 희망제작소는 플라스틱 용기를 쓰지 않는 샴푸 대용의 ‘샴푸바’를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보는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열었습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프로그램의 취지를 잘 이해하고, 신청한 시민 분들이 많았습니다.

🧼 시민이 남긴  말, 말, 말

💁‍♀️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작은 실천”
💁‍♂️ “플라스틱 줄이기, 안 쓰기에 동참하고 싶던 차에 좋은 프로그램 참여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의미 있는 기회로 온라인에서나마 연결될 기회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제로웨이스트에 최근 관심이 많아지고, 실천에 대해서 고민하던 중 만난 반가운 클래스입니다. 좋은 시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자연을 지키는 데 동참을 희망합니다”
💁‍♂️ “평소 플라스틱 줄이기에 관심이 있었는데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 좋은 또 하나의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지역이 멀어 오프라인 참여는 어려웠는데 온라인 프로그램이라 살포시 신청합니다.”

🧼 쉽고 재밌는 샴푸바 만들기

샴푸바 만들기 수업에 앞서 용기를 소독하고, 소분한 뒤 배송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최대한 배송 과정에서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용기, 완충재를 넣어 보내드렸습니다. 기존에 갖고 있던 재료를 활용하다 보니 겉보기에 깔끔하지 않은 포장이었으나 참여자 분들 모두 너른 마음으로 양해해주셨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기에 온라인(zoom)을 통해 참여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알맹상점(망원동 제로웨이스트샵)의 고나연 매니저가 함께 했습니다.

매니저의 진행으로 샴푸바 만들기를 차근차근 진행했는데요. 먼저 도구와 손을 소독하고, 재료를 알맞게 섞어서 잘 뭉쳐주면서 샴푸바를 만들어갔습니다. 재료를 뭉치기 전에 마끈을 넣으면 샤워실에 걸어두고 사용할 수 있는 고리를 만들 수도 있고요.

샴푸바 만들기 시간은 참여자 분들이 샴푸바를 직접 만들면서 그때그때 생긴 궁긍증을 묻고, 매니저가 답하는 등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듯 흘러갔습니다. 샴푸바의 장단점과 보관방법, 제작시 주의사항, 재료 구입처 등의 정보를 나눴습니다. 처음 샴푸바 만들기를 체험한 만큼 나중에는 자신의 취향에 걸맞은 재료로 또 다른 샴푸바를 만들어 사용하길 기대합니다.

▲출처(https://www.instagram.com/p/CQw-Sk4MOfb/?utm_source=ig_web_copy_link)

🧼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

“누군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음을 ‘느끼고’ 싶어서입니다.”

한 후원회원이 참여 신청하며 남긴 글입니다. 저의 마음에 가장 와 닿은 한 마디였는데요. 이번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면서 우리에게는 비누보다 더 소중한 것이 남았습니다.

플라스틱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나 말고도 또 있다는 것.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조금 더 멀리 생각하고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는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함께 하고 있다’는 굳은 믿음이 비누 향처럼 오래 남습니다.

– 글: 이규리 이음팀 연구원 kyouri@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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