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가 끝난 뒤에도, 다시 모이고 다시 씁니다 | 스튜디오어중간

2026-10-02

지난해 열린 2025 사회적가치투자대회를 기억하시나요? 200명의 청중심사단이 소셜디자이너들의 이야기를 듣고, 지역의 변화를 위해 한 표를 보냈던 자리였습니다. 그때의 응원은 현장에서 사업으로 이어지고, 일자리를 만들며, 지역의 변화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 강원 영월군에서 활동 중인 '스튜디오어중간' 김가현 소셜디자이너의 근황을 전해드립니다.



📚 작가가 머문 자리에서, 
정기 연구모임이 시작됐습니다


영월에는 작가가 일정 기간 머물며 작업하는 창작자 레지던시 '프로젝트 굴 Guul'이 있습니다. 작년 SIR대회에서 소개드린 프로젝트이기도 한데요. 이곳에서는 체류 작가가 머무는 동안의 생각과 발견을 관객과 나누고 의견을 듣는 '과정공유회'를 엽니다. 이 자리에서 모인 후원금은 다음 작가의 체류와 창작을 위한 자금으로 쓰이며, 한 사람의 창작이 다음 사람의 창작으로 이어지는 순환을 만듭니다. 


스튜디오어중간은 이 과정공유회를 거치며, 좋은 의견이 작가의 활동을 이어가고 성장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이 자리를 체류 기간에 한정되지 않는 정기 모임으로 넓힌 <자기연구모임: 안과밖>을 시작했습니다. 전 체류 작가, 지역 주민, 굴 운영진 등 6명이 모여 매주 개인별 탐구 주제를 발제하고, 나머지 모임원이 의견을 나눕니다. 주제는 예술가의 가족 생애사, 문화예술공간 창업 기획, 동시대 사진 작업, 영화 비평, 독립 다큐멘터리 생태계 진단까지 제각각입니다. 


관심사가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나누며 새로운 관점을 얻었다는 반응이 이어집니다. 정기적으로 만나며 신뢰가 쌓여, 일회성 발표로는 만들기 어려운 의견 나눔의 문화도 생겼습니다. 완성된 결과보다 연구와 창작이 진행되는 과정을 나누다 보니, 시행착오와 고민도 연구의 소중한 재료로 여기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습니다. 단순히 체류 기간에 묶이지 않고도 이어갈 수 있는 활동이라는 가능성, 그리고 운영진, 체류 작가, 지역 주민이 함께하는 열린 구조 안에서 지역에서 예술을 함께 연구하는 관계망의 가능성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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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굴에 체류한 가수 이명민의 과정공유회 현장 ⓒ스튜디오어중간


📖 투병의 곁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스튜디오어중간은 2030세대의 투병 경험을 다루는 매거진 <병:맛>을 펴내고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의 투병을 곁에서 지켜보며 품게 된 질문에서 시작됐습니다. 아팠다는 걸 숨겨야 취업도, 일상도 가능한 경우가 많다 보니 젊은 투병인들은 쉽게 고립되는 것이었습니다. 그 고립을 풀 방법을 슬픔이나 무기력이 아니라 다른 색으로도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2020년 12월에 나온 창간호는 '빨강, 뜨겁고 매움'이라는 부제로, 수동적인 환자로 머물지 않고 능동적으로 투병의 시간을 지나온 이들과 그 보호자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2023년 5월에 나온 2호는 '청록 편, 얼얼하고 질긴'이라는 부제로, 완치라는 개념이 없는 병을 가진 사람의 투병기와 사별을 경험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지금은 3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호의 키워드는 '투병의 주변인'으로, 투병 당사자가 아니라 그 곁에 있는 사람들과 돌봄 관계를 이야기합니다. 굴 프로젝트를 통해 관계를 맺은 작가 중 일부가 사진과 에세이 파트에 참여하고 있고, 올해 내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준비 과정 자체가 필진과 작업자들에게 돌봄의 의미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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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맛 Vol.1 ‘빨강’ 편과 병:맛 Vol.2 '청록’ 편 ⓒ 스튜디오어중간



🗂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쌓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과정을 나누는 활동이다 보니 챙길 것도 많습니다. 연구모임에서는 참여자마다 관심 분야가 달라 의견의 전문성과 깊이에 차이가 생기기도 하고, 연구가 진행된 단계도 서로 달라 어떤 방식으로 의견을 나눌지 함께 찾아가고 있습니다. 결과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모임이라, 연구의 변화와 성장을 기록으로 모아두는 것도 다음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병:맛> 3호는 주제에 맞는 콘텐츠를 고르고, 여러 필진의 집필과 원고 취합 일정을 맞추는 데 시간이 더 들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체류로, 한 사람의 아픔으로 끝나지 않도록 이어가는 일. 스튜디오어중간은 연구모임에서도 매거진에서도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결과보다 과정을 함께 나누는 자리가, 영월에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혼자 끌어안았던 고민과 아픔도, 누군가와 나누는 순간 조금은 덜 외로워질 수 있다는 걸 스튜디오어중간은 계속 확인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혼자 삼키고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누군가와 함께 나눠보는 건 어떨까요?

다음 소식도 계속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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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스튜디오어중간

이메일 : studio.a.zungan@gmail.com 

인스타그램: @a.zungan


글: 이혜진 사회혁신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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