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단순히 기술이 집적된 공간이 아닙니다. 스마트 기기가 도입될 때마다 시민들은 기대와 동시에 불편을 경험하는데요. 지역민 삶의 질 향상에 관심이 높은 지방정부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도시가 되길 바라고, 그러한 곳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의 풀뿌리 지방정부 단체장 모임인 목민관클럽은 성동구청과 함께 지난 18일 레노스블랑쉬웨딩홀에서 민선 8기 제12차 정기포럼 ‘미래 포용도시, 어떻게 설계하고 실현할 것인가’를 개최해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를 그려 보았습니다. 이날 포럼에는 이은경 희망제작소 소장,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을 비롯해 김보라 안성시장,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류경기 서울 중랑구청장, 우승희 영암군수,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 등이 참석했고, 강범준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김남연 공익법인 두루 변호사, 신혜미 도서문화재단 씨앗 실장, 조영하 도시를만드는사람들 대표가 발제를 맡았습니다.

민선 8기 목민관클럽 제12차 정기포럼 ‘미래 포용도시, 어떻게 설계하고 실현할 것인가’ 현장 ⓒ성동구청
이은경 희망제작소 소장은 “국민주권 정부 출범 이후 지방정부 단체장이 함께 모이는 자리라서 더욱 의미 깊다”라며 “유럽의 스마트도시는 기술자체보다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기본에 천착한다. 앞으로 스마트도시의 역할, 도시의 회복력을 살펴보는 자리로서 향후 새로운 포용과 혁신의 미래를 함께 만들고자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좌), 이은경 희망제작소 소장(우) ⓒ성동구청
도시는 소비자의 공간이 아니라 시민의 삶터
첫 발제자로 나선 강범준 교수(서울대 건축학과)는 지역에서 포용도시를 설계할 때 고려해야 할 주요 원칙을 사례를 통해 짚었습니다. 도시와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마찰음이 자주 일어나곤 합니다. 미국에서는 휠체어 이용자가 ATM 기기를 사용하기 어렵다며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는데요. 결국 은행이 책임을 지고 기기를 개선했습니다. 미국 포틀랜드시에서는 전동킥보드 난립 문제에 직면했을 때 이를 전면 금지하는 대신 일정 구역과 기간을 정해 시민과 함께 실험을 진행한 반면 프랑스 파리에서는 전면 금지하기도 했죠. 편리한 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누군가 소외될 수도, 예기치 못한 외부효과가 나타날 수도, 이를 대처하는 도시의 대응도 저마다 다르다는 걸 엿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 구글이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스마트시티 사업을 진행하다가 데이터 소유권이 불투명해 결국 무산된 적도 있습니다. 이를 두고 강 교수는 “새로운 기술이 도시에 들어올 때 울퉁불퉁함이 어쩔 수 없이 생긴다. 공공에서 서비스를 관리할 때 소비자의 태도가 아니라 좀 더 착하고 똑똑한 공간으로 설계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술을 도입할 때 일방적인 방식의 한계가 분명하고, 그 도입 과정 또한 시민 누구나 장애물 없이 이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도시는 비로소 균형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례는 포용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첫째, 공공 서비스는 단순히 소비자의 선택이 아니라 시민 모두의 권리로 보장되어야 합니다. 둘째, 새로운 기술은 시민과 함께 실험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안전하게 정착시켜야 합니다. 셋째, 데이터와 의사결정은 투명하게 공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조영하 도시를만드는사람들(이하 도만사) 대표는 시민이 주인이 되는 사례를 공유했습니다. 서울시 성수동의 작은 7평 남짓한 공간은 단순한 비어 있는 건물이 아니었습니다. 주민들이 모여 전시회를 열고, 골목 음악회를 함께 즐겼으며, 여름날에는 평상이 놓여 어르신들의 쉼터가 되었습니다. 점심시간마다 아이들에게는 놀이터로, 워크숍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은 “40년을 같은 골목에서 살았지만 이렇게 모인 건 처음이었다”라는 전언도 있었다고 합니다.
도만사의 실험은 골목과 거리로 확장되었습니다. 트럭을 개조한 이동형 거점 ‘도시팝’은 어디서든 작은 광장이 되었습니다. 성동구의 한 골목은 자동차 대신 사람들이 걷는 보도로 바뀌었고, 구로구 복지관 앞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디자인한 모듈을 설치해 친구들과 어울리는 놀이터가 만들어졌습니다. 아파트 주차장 한편도 주민이 함께 구획해 열린 마을광장으로 변신했습니다. 열린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이웃이 다시 만나는 매개가 되었고, 시민은 도시의 주인으로 자리했습니다. 이를 두고 조 대표는 “삶이 있는 도시는 건물 안이 아니라 건물 사이에서 이루어진다”고 강조했습니다.

강범준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신혜미 도서문화재단 씨앗 실장, 김남연 공익법인 두루 변호사,조영하 도시를만드는사람들 대표(사진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 ⓒ성동구청
포용적 도시는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경험을 중심에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공간에 관한 법적 기반에 관한 화두도 던져졌습니다. 김남연 변호사가 속한 공익법인 두루는 접근성 개선을 위한 소송 및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법원은 “300㎡ 이상 건물에만 편의시설 설치 의무를 둔 것은 권리 보장을 못한 정부의 책임”이라며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했는데요. 김 변호사는 “시설에 접근할 수 있어야 일상을 동일하게 향유할 수 있는데, 이는 국가가 보장해야 할 기본 의무”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성동구의 조례 제정을 계기로 경사로 설치는 전국 17개 지자체로 확산됐지만 실제 설치율은 여전히 3% 안팎에 머물고 있습니다. 김 변호사는 지속 가능한 조례와 예산 마련, 지자체 협력, 시민 인식 개선을 통한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공공 공간의 변화는 어린이 도서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친근한 공간인 도서관은 전국에 약 1300개가 있고, 이 가운데 97% 이상이 어린이 열람실을 운영 중입니다. 그러나 많은 도서관이 여전히 책을 빽빽하게 꽂아두고 조용히 머무르는 공간으로만 인식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원하는 책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목소리를 내거나 스스로 탐색하는 경험이 제한되었습니다. 그래서 도시문화재단 씨앗은 어린이의 경험을 중심으로 새롭게 도서관을 기획하는 ‘내일의 어린이실’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내일의 어린이실’ 프로젝트는 아이들의 경험에서 출발했습니다. 어린이들은 도서관을 돌아다니며 좋아하는 공간을 기록했고, 원하는 가구를 상상해 그림으로 남겼는데요. ‘요즘 궁금한 것’과 ‘잘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관심사를 표현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공간과 콘텐츠, 운영 원칙을 함께 기획했습니다. 신혜미 실장은 “도서관은 어린이가 질문을 따라가고, 표현하며, 새로운 사람과 연결되는 경험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24년 천안 두정도서관에 만들어진 첫 번째 어린이실에는 반년 동안 1100명의 아이들이 찾아와 책을 읽고 머물렀습니다. 아이들이 보호자와 동행하지 않고도 스스로 도서관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앞선 발제들이 전한 메시지는 같습니다. 포용적인 도시는 효율과 속도가 아니라 사람의 경험을 중심에 둔다는 겁니다. 시민은 소비자가 아니라 도시의 주인이고, 공공공간은 모두가 함께 어울리고 머물 수 있는 곳이어야 합니다.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 김보라 안성시장,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 우승희 영암군수,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 ⓒ성동구청
공장지대에서 핫플레이스로 성수동의 변신 …지역 격차 속 대안 고심
이날 지자체단체장의 발제와 종합토론도 이어졌습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성수동 도시재생 과정을 소개하며 “사람이 몰려야 기업도 따라온다”고 말했습니다. 낙후된 공장지대를 주민과 로컬 크리에이터, 소셜벤처와 함께 바꾸어낸 경험은 성수동을 세계적인 핫플레이스로 만들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장치를 마련해 소셜벤처들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했으며, 컨테이너로 조성한 언더스탠드에비뉴는 ‘성수동은 도시재생으로 간다’라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타운매니지먼트를 통해 주민과 기업, 크리에이터가 함께 논의하고 집행하며 성수동을 지속가능한 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자리한 지방정부 단체장들은 지역마다 다른 층위의 고민들을 나눴습니다.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은 비엔나 방문 경험을 소개하며 “사회주택은 자산이 아니라 공공재라는 철학이 100년 넘게 이어져 시민의 주거권을 지켜주고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스마트시티 역시 기술이 아닌 시민의 생활과 이동을 중심에 둬야 하며, 공원과 녹지가 세대를 아우르는 생활 공간이 되는 것이 진정한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시사점을 제시했습니다.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은 도시에서의 작은 실험과 도전이 살만 한 세상의 기반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보라 안성시장도 사람 중심의 스마트도시에 대해 공감을 표하면서도 협업·인력·재원 부족 문제에 대한 고민을 던졌습니다.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은 조선업 활황 속 외국인 노동자 증가와 청년 고용 부재를 우려하며, 기업·국가·지역이 함께 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인구 감소와 외국인·다문화 인구 증가 속 지역이 처한 과제를 환기했습니다.
글: 시민연결팀 방연주 | 사진: 성동구청
도시는 단순히 기술이 집적된 공간이 아닙니다. 스마트 기기가 도입될 때마다 시민들은 기대와 동시에 불편을 경험하는데요. 지역민 삶의 질 향상에 관심이 높은 지방정부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도시가 되길 바라고, 그러한 곳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의 풀뿌리 지방정부 단체장 모임인 목민관클럽은 성동구청과 함께 지난 18일 레노스블랑쉬웨딩홀에서 민선 8기 제12차 정기포럼 ‘미래 포용도시, 어떻게 설계하고 실현할 것인가’를 개최해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의 미래를 그려 보았습니다. 이날 포럼에는 이은경 희망제작소 소장,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을 비롯해 김보라 안성시장,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류경기 서울 중랑구청장, 우승희 영암군수,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 등이 참석했고, 강범준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김남연 공익법인 두루 변호사, 신혜미 도서문화재단 씨앗 실장, 조영하 도시를만드는사람들 대표가 발제를 맡았습니다.
민선 8기 목민관클럽 제12차 정기포럼 ‘미래 포용도시, 어떻게 설계하고 실현할 것인가’ 현장 ⓒ성동구청
이은경 희망제작소 소장은 “국민주권 정부 출범 이후 지방정부 단체장이 함께 모이는 자리라서 더욱 의미 깊다”라며 “유럽의 스마트도시는 기술자체보다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기본에 천착한다. 앞으로 스마트도시의 역할, 도시의 회복력을 살펴보는 자리로서 향후 새로운 포용과 혁신의 미래를 함께 만들고자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좌), 이은경 희망제작소 소장(우) ⓒ성동구청
첫 발제자로 나선 강범준 교수(서울대 건축학과)는 지역에서 포용도시를 설계할 때 고려해야 할 주요 원칙을 사례를 통해 짚었습니다. 도시와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마찰음이 자주 일어나곤 합니다. 미국에서는 휠체어 이용자가 ATM 기기를 사용하기 어렵다며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는데요. 결국 은행이 책임을 지고 기기를 개선했습니다. 미국 포틀랜드시에서는 전동킥보드 난립 문제에 직면했을 때 이를 전면 금지하는 대신 일정 구역과 기간을 정해 시민과 함께 실험을 진행한 반면 프랑스 파리에서는 전면 금지하기도 했죠. 편리한 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누군가 소외될 수도, 예기치 못한 외부효과가 나타날 수도, 이를 대처하는 도시의 대응도 저마다 다르다는 걸 엿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 구글이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스마트시티 사업을 진행하다가 데이터 소유권이 불투명해 결국 무산된 적도 있습니다. 이를 두고 강 교수는 “새로운 기술이 도시에 들어올 때 울퉁불퉁함이 어쩔 수 없이 생긴다. 공공에서 서비스를 관리할 때 소비자의 태도가 아니라 좀 더 착하고 똑똑한 공간으로 설계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술을 도입할 때 일방적인 방식의 한계가 분명하고, 그 도입 과정 또한 시민 누구나 장애물 없이 이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도시는 비로소 균형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례는 포용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첫째, 공공 서비스는 단순히 소비자의 선택이 아니라 시민 모두의 권리로 보장되어야 합니다. 둘째, 새로운 기술은 시민과 함께 실험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안전하게 정착시켜야 합니다. 셋째, 데이터와 의사결정은 투명하게 공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조영하 도시를만드는사람들(이하 도만사) 대표는 시민이 주인이 되는 사례를 공유했습니다. 서울시 성수동의 작은 7평 남짓한 공간은 단순한 비어 있는 건물이 아니었습니다. 주민들이 모여 전시회를 열고, 골목 음악회를 함께 즐겼으며, 여름날에는 평상이 놓여 어르신들의 쉼터가 되었습니다. 점심시간마다 아이들에게는 놀이터로, 워크숍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은 “40년을 같은 골목에서 살았지만 이렇게 모인 건 처음이었다”라는 전언도 있었다고 합니다.
도만사의 실험은 골목과 거리로 확장되었습니다. 트럭을 개조한 이동형 거점 ‘도시팝’은 어디서든 작은 광장이 되었습니다. 성동구의 한 골목은 자동차 대신 사람들이 걷는 보도로 바뀌었고, 구로구 복지관 앞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디자인한 모듈을 설치해 친구들과 어울리는 놀이터가 만들어졌습니다. 아파트 주차장 한편도 주민이 함께 구획해 열린 마을광장으로 변신했습니다. 열린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이웃이 다시 만나는 매개가 되었고, 시민은 도시의 주인으로 자리했습니다. 이를 두고 조 대표는 “삶이 있는 도시는 건물 안이 아니라 건물 사이에서 이루어진다”고 강조했습니다.
강범준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신혜미 도서문화재단 씨앗 실장, 김남연 공익법인 두루 변호사,조영하 도시를만드는사람들 대표(사진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 ⓒ성동구청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공간에 관한 법적 기반에 관한 화두도 던져졌습니다. 김남연 변호사가 속한 공익법인 두루는 접근성 개선을 위한 소송 및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법원은 “300㎡ 이상 건물에만 편의시설 설치 의무를 둔 것은 권리 보장을 못한 정부의 책임”이라며 국가 배상 책임을 인정했는데요. 김 변호사는 “시설에 접근할 수 있어야 일상을 동일하게 향유할 수 있는데, 이는 국가가 보장해야 할 기본 의무”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성동구의 조례 제정을 계기로 경사로 설치는 전국 17개 지자체로 확산됐지만 실제 설치율은 여전히 3% 안팎에 머물고 있습니다. 김 변호사는 지속 가능한 조례와 예산 마련, 지자체 협력, 시민 인식 개선을 통한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공공 공간의 변화는 어린이 도서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친근한 공간인 도서관은 전국에 약 1300개가 있고, 이 가운데 97% 이상이 어린이 열람실을 운영 중입니다. 그러나 많은 도서관이 여전히 책을 빽빽하게 꽂아두고 조용히 머무르는 공간으로만 인식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원하는 책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목소리를 내거나 스스로 탐색하는 경험이 제한되었습니다. 그래서 도시문화재단 씨앗은 어린이의 경험을 중심으로 새롭게 도서관을 기획하는 ‘내일의 어린이실’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내일의 어린이실’ 프로젝트는 아이들의 경험에서 출발했습니다. 어린이들은 도서관을 돌아다니며 좋아하는 공간을 기록했고, 원하는 가구를 상상해 그림으로 남겼는데요. ‘요즘 궁금한 것’과 ‘잘하고 싶은 것’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관심사를 표현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공간과 콘텐츠, 운영 원칙을 함께 기획했습니다. 신혜미 실장은 “도서관은 어린이가 질문을 따라가고, 표현하며, 새로운 사람과 연결되는 경험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024년 천안 두정도서관에 만들어진 첫 번째 어린이실에는 반년 동안 1100명의 아이들이 찾아와 책을 읽고 머물렀습니다. 아이들이 보호자와 동행하지 않고도 스스로 도서관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앞선 발제들이 전한 메시지는 같습니다. 포용적인 도시는 효율과 속도가 아니라 사람의 경험을 중심에 둔다는 겁니다. 시민은 소비자가 아니라 도시의 주인이고, 공공공간은 모두가 함께 어울리고 머물 수 있는 곳이어야 합니다.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 김보라 안성시장,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 우승희 영암군수,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 ⓒ성동구청
이날 지자체단체장의 발제와 종합토론도 이어졌습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성수동 도시재생 과정을 소개하며 “사람이 몰려야 기업도 따라온다”고 말했습니다. 낙후된 공장지대를 주민과 로컬 크리에이터, 소셜벤처와 함께 바꾸어낸 경험은 성수동을 세계적인 핫플레이스로 만들었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장치를 마련해 소셜벤처들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했으며, 컨테이너로 조성한 언더스탠드에비뉴는 ‘성수동은 도시재생으로 간다’라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타운매니지먼트를 통해 주민과 기업, 크리에이터가 함께 논의하고 집행하며 성수동을 지속가능한 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자리한 지방정부 단체장들은 지역마다 다른 층위의 고민들을 나눴습니다.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은 비엔나 방문 경험을 소개하며 “사회주택은 자산이 아니라 공공재라는 철학이 100년 넘게 이어져 시민의 주거권을 지켜주고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스마트시티 역시 기술이 아닌 시민의 생활과 이동을 중심에 둬야 하며, 공원과 녹지가 세대를 아우르는 생활 공간이 되는 것이 진정한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시사점을 제시했습니다.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은 도시에서의 작은 실험과 도전이 살만 한 세상의 기반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보라 안성시장도 사람 중심의 스마트도시에 대해 공감을 표하면서도 협업·인력·재원 부족 문제에 대한 고민을 던졌습니다.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은 조선업 활황 속 외국인 노동자 증가와 청년 고용 부재를 우려하며, 기업·국가·지역이 함께 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인구 감소와 외국인·다문화 인구 증가 속 지역이 처한 과제를 환기했습니다.
글: 시민연결팀 방연주 | 사진: 성동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