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2일은 에너지의 날입니다. 2003년 8월 22일 한국 최대 전력 소비를 기록한 날을 계기로 제정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에너지 사용량이 매해 늘어나고 있다는 건 익숙한 현실이 되었습니다. 각 지자체에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정책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내 광명, 수원, 안산, 여주시 사례를 통해 탄소중립 정책의 현황과 시사점을 살펴봅니다.

광명시의 브랜드는 ‘탄소중립’
“애플하면 아이폰, 빅맥하면 맥도날드, 빅맥의 브랜드가치가 높아질수록 맥도날드의 기업가치도 높아지죠. 탄소중립하면 뭐가 떠올라요? 광명시. 광명시는 탄소중립과 함께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박승원 광명시 시장은 ‘광명탄소중립 국제포럼’에서 광명시의 브랜드가 ‘탄소중립도시’임을 강조했다. 광명시는 2021년 ‘친환경 기술진흥 및 소비촉진 유공 정부포상’ 행사에서 탄소중립 생활실천부문 대통령상을 받은 바 있으며 경기도의 환경운동가 사이에서도 ‘잘하고 있는 도시’로 평가 받고 있다.
실제 지자체가 특정 정책에 얼마나 진심인가는 두 지점에서 드러난다. 하나는 해당 과의 위상이고 다른 하나는 그 해당 과의 예산 정도다. 광명시는 지난 2018년 9월 수도권 최초로 기후에너지 전담부서인 기후에너지과를 신설했고, 2020년 시민협치의 창구로 ‘기후에너지센터’를 설치했다. 나아가 2023년 9월 ‘기후에너지과’를 ‘탄소중립과’로 명칭을 변경하고 광명시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조정실 산하로 소속을 변경해 과의 위상을 대폭 올렸다. 부시장이 탄소중립이행책임관으로 직접 챙겼다.
예산 면에서 2024년 예산이 2019년과 비교해 총액은 2.5배(약 128억원), 시비만 보면 1.9배(52억 7천만원)정도 성장했다. 해당 과의 인력도 2019년 초기엔 9명이었다가 지금은 기후에너지센터를 포함해 19명으로 늘었다. 탄소중립정책은 해당 부서만 아니라 자치분권과, 주택과 같은 곳에서도 내용을 상당부분 담당하고 있어 사실은 훨씬 더 큰 폭의 인적, 물적인 투입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광명시장과 담당공무원들의 헌신
어떻게 광명은 이렇게 기후위기의 대응에 힘을 쏟게 되었을까. 이전부터 광명시 시민단체들, 예를 들어 푸른광명 21, YMCA, YWCA공동육아팀, 아이쿱 등에서 개별적, 소규모로 환경 및 기후‧에너지 분야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해왔다. 특히 2011년 후쿠시마 사고나 밀양 송전탑 문제 등을 계기로 도시의 에너지자립을 달성하기 위해 햇빛발전소 건설, 재생에너지 및 기후위기 관련 워크샵 등을 추진해왔다. 지역의 에너지 전환에 대해서는 환경에 특화된 개별 단체가 아니라 주로 연합 조직이나 민관협치 조직을 통해 의견을 개진하고 있었다. 이러한 활동을 배경으로, 민선 7기 의식 있고 리더쉽 있는 시장이 선출되자 시행정이 주도하여 광명의 탄소중립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황보은영).
2017년도 광명시의 ‘지역에너지계획’(‘광명시 에너지자립 및 주민참여형 지역에너지계획 수립 연구’)의 수립과정에 참여한 50명의 시민들은 상당한 강도의 교육을 받고 ‘무지하게 토론을 했다’고 한다. 당시 시민들의 참여, 변화에 대한 팽배한 욕구가 반영된 것이다. 박승원 시장은 ‘에너지시민기획단’의 한 명으로 참여했다고 한다(맹소영).
대개 지자체 단위에서 이러한 계획은 요식행위로 끝난다. 그러나 광명의 민선 7기 시장은 이 계획에서 제시된 안을 차근차근 실행한다. 부임 직후인 2018년 ‘기후에너지과’를 신설하고, 이어 2020년 ‘기후에너지 센터’를 만드는 등 본격적으로 기후에너지 정책을 펼친다. 당시는 기후위기에 대한 공감대가 별로 없었던 때라 ‘일개 지자체에서 기후문제를 어떻게 해결한다고 전담부서를 만드느냐’라고 광명시의 내부 공무원들의 반발이 심했다고 한다(박민관).
아무리 시장의 의지가 강하더라도 담당 공무원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광명이 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당시 기후에너지과 과장인 박민관 과장은 “처음에 도대체 어떻게 이 일을 할 것인지 일을 해야 막막하고 밤이면 가위가 눌렸다”고 한다. 기후에너지센터가 2020년 출범하면서 환경운동가출신인 김영란 소장이 전문성과 실행력으로 결합했다. 기후에너지과는 최고의 ‘격무지’로 알려졌지만 그만큼 승진 면에서나 시장의 직접적인 격려와 관심을 받는 보상이 있었다고 한다.
시의 전략은 교육에 역점을 두는 것이었다. 기후위기가 크게 와닿지 않았던 시민들과 공무원들의 의식을 바꾸는 데 힘을 쏟았다.(ibid). 먼저 광명자치대학에 기후에너지과(현 탄소중립학과)를 운영해 2020년 6월부터, 2023년까지 70명의 활동리더를 배출했다. ‘찾아가는 기후교육’으로 어떤 모임이든 강사를 보냈다. ‘넷제로 에너지카페’라는 마을 곳곳의 카페를 거점으로 삼아 교육과 활동을 벌였다. 이렇게 기후위기교육을 이수한 사람 수는 2022년 현재 1만1759명에 달한다.
광명에 있는 두 개의 햇빛발전협동조합도 광명시가 협동조합의 설립에 시의 유휴지를 ‘팡팡’ 제공하고, 정부공모사업을 끌어오는 등 아낌없는 직·간접의 협조와 개입으로 시작하고 성장해왔다(김영란 2024.9.11.). 지난 2019년 출범한 ‘광명시민에너지협동조합’은 그간 ‘광명도서관’, ‘하안도서관’, ‘광명시민체육관’ 주차장, ‘하안배수펌프장’, 광명5동 ‘행정복지센터’에 설치한 발전소를 비롯해 ‘광명동굴’ 주차장 200kW 발전소까지 총 6기 609.745kW의 시민 참여형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연간 770㎿h 전기를 생산해 340t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성과를 거뒀다.(기호일보).
한편 ‘광명시민전력협동조합’은 광명시 내 재활용품 선별장(1~5호기), 국민체육센터(6호기), 보건소(7호기), 노인요양센터(8호기) 등 총 8개 발전소를 운영하며, 2024년까지 총 90만 6천385㎾h의 전력을 생산하는 성과를 거뒀다(광명시뉴스포털,2025.5.03.26). 이 두 협동조합에는 광명의 공무원들이 많이 가입해 출자도 많이 하고 있다(맹소영).
광명시에는 시민들이 실천할 수 있는 사업으로 10.10.10 소등캠페인도 있다. 매일 10일 밤 10시 10분간 불을 꺼 에너지를 절약하고, 전기 없는 시간을 겪어봄으로써 기후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운동이다. 참여 아파트는 해마다 늘어나 2022년에는 40동이 참여했다. 시민들의 높은 참여는 이뿐 아니라 ‘1.5 ° C 기후의병’ 활동에서도 나타난다. 광명시는 지구온도 1.5℃ 상승을 막는다는 뜻의 ‘1.5℃ 기후의병’을 브랜딩해, 일상생활에서 탄소중립 생활(기후행동)을 실천하는 시민들을 모아서 활동하고 있다.
3개의 톱니바퀴, 주민자치·탄소중립·사회적경제
이렇게 시민들이 활발하게 참여하게 된 배경은 광명에는 주민자치와 탄소중립, 사회적경제 분야가 어우러져 서로서로 시너지를 내면서 돌아가고 있는 메커니즘이 있기 때문이다. 광명시는 민선 7기로 오면서 자치분권도시를 선언한다. 2019년도에 19개 모든 동이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민자치회로 전환했다. 시(행정)에서는 주민들이 스스로 어떤 사업을 구상하거나 해결하도록 하되, 시에서 지원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광명의 자치분권과는 시장이 만든 과로서 시 조직에서 위상이 상당히 높다.
시의 최근 활동을 보면 지난 2023년에 주민자치회, 통장협의회, 새마을 부녀회, 바르게살기 위원 대상으로 탄소중립 실천 교육을 진행했으며 13개 반 245명이 참여한 바 있다. 2024년에는 주민자치회, 통장협의회뿐 아니라 동·부서별 위원회를 대상으로 하여 리더 양성을 목적으로 한 ‘2024년 광명시 마을리더 탄소중립 실천교육’을 진행했다(중부일보).
박 시장은 민선 7기 때 ‘광명자치대학’을 만들어 그 안에 ‘자치분권학과’, ‘마을공동체학과’, ‘사회적경제학과’, ‘도시재생과’,‘문화예술학과’ 등을 두었다. 교육받은 사람들이 평생학습강사나 마을강사 기후에너지 강사, 마을강사 등 작은 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정책적인 것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시민들에게 알리는 메신저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베드타운 광명, 건축물 탄소중립이 관건
광명시의 온실가스배출량은 2019년을 정점을 찍고 2022년까지 큰 감소율을 보인다. 전력자립도 면에서는 지금까지 공공단체와 시민들이 에너지절약, 공유부지에 태양광설치 등의 노력을 해온 결과 조금씩 올라가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광명은 인구 28만의 아파트 등 건물이 밀집한 베드타운으로서 재생에너지 생산에 지리적으로 그다지 유리한 곳이 아니다. 2020~2022년까지 실적을 보면 신재생에너지의 공급율이 정체상태에 있다.
여유 부지가 없는 베드타운인 광명에서는 주택과 상업 건물의 에너지를 얼마나 효율화하고 태양광 설치를 얼마나 설치하는가가 탄소중립의 관건이 될 것이다. 광명시는 공공건축물을 녹색건축물로 바꾸는 사업을 확대하면서 기존 공공건축물에 대한 그린리모델링과 제로에너지 건축물선도화사업을 추진해왔다. 정부의 2023년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 로드맵에 따라 공공건물 제로에너지건축물인증(ZEB)의무화를 자체적으로 1년 먼저 시행했으며 지자체로서는 처음으로 2022년 8월 녹색건축지원센터를 설립했다.

그림: 온실가스배출량 (공공부문) (단위; tCO2 eq.) 출처: 광명시 2023, 광명시 SDGs 시민평가 보고서 p35
그러나 향후, 공공건물을 넘어서 사적으로 소유하는 상업공간과 주거지의 건물의 에너지의 소비를 최소화하는 것과 태양광을 더 설치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이런 일은 공공건물의 경우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에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에서 설치할 미니태양광 보조금지원사업을 진행한다. 2025년에는 경기도 31개 시군 중 광명시가 제일 많은 사업비를 확보하여 200곳(390W기준)에 설치할 예정이다(광명시뉴스포털)
녹색건축물과 관련해 광명시가 진행하는 획기적인 사업은 경기도 내 기초지자체 최초로 건물 에너지 정보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하는 것이다. 광명시 주택과 녹색건축지원센터는 이 플랫폼을 통해 각 건물이 에너지를 얼마나 사용하는지 사용량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또 건축물 노후도와 기후정보 등을 활용해 탄소 배출량 절감 평가를 수행하며 데이터를 바탕으로 에너지 감축의 목표치를 과학적으로 달성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그린리모델링, 제로에너지 성과 평가 등 건물부문 탄소중립 정책에 활용하고자 한다(기호일보).
광명시의 녹색건축정책은 시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단시간 동안 인상적인 성과를 만들었지만 아직 숙제가 남아있다. 첫째, 해당과인 주택과와 건축과의 인력과 예산이 더욱 크게 늘어야 할 것이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광명시 그린모델링 사업수행에 대해 ‘대시민 홍보가 부족하다( 39.3%)는 지적이 가장 많았다. 또 광명시의 그린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사항으로 ‘설계/컨설팅 지원(41.3%)을 가장 많은 응답자가 꼽았는데(김기란) 이를 지원하는 팀이 생겨나야 할 것이다.
둘째, 아파트 등을 리모델링하거나 태양광설치를 하려면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야 하는 만큼 자치분권과와 협업이 없이는 어려울 것이다.
시민조직과 안정적 거버넌스 구축 숙제
광명시의 탄소중립은 관 주도의 활동으로 이뤄지고 있다. 중간지원조직인 ‘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고, 2020년 시민협치의 창구로서 ‘기후에너지센터(현 탄소중립센터)’를 설치했지만, 센터장도 세 번째로 바뀌어 시민조직과 안정적인 거버넌스 체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김영란, 2024. 9.11).
톱다운의 관 주도 활동은 효율적인 면은 있지만, 한편으로 행정의 장이 바뀔 경우 정책과 활력이 극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위험도 남아있다. 또 시민들의 자발적인 운동과 함께 하지 않으면 그 활동이 창의적이고 다양하고 역동성 있게 발전하기 어려울 것이다. 시민파트너조직이 성장할수록 행정 측에서 더 노력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는 만큼 앞으로 얼마나 광명에서 자생적인 시민조직들이 활발하게 나타날 수 있는지가 주목된다.
글: 조임숙 인문지리학 박사
※ 해당 글은 조임숙 박사가 2024년 7월부터 10월까지 광명시 및 이해관계자 등을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참고문헌
광명시, 2017, 에너지자립및 에너지계획 수립연구 (2017-2030)
광명시, 2018, 2024 본예산
광명시, 2023, 광명시 SDGs 시민평가 보고서
광명시 녹색건축지원센터 홈페이지
광명 뉴스포털, 2025.3.26. 광명시민전력협동조합, 제4차 정기총회 개최
광명 뉴스포털, 2025.01.15. 2025년 새롭게 시작하는 기후의병 탄소중립포인트! 지난 탄소중립 사례 알아보기
광명 뉴스포털, 2024.06.25. ”청정에너지 자립, 빛나는 광명“, 지방정부의 에너지 자립 모범사례
광명시 탄소중립센터 홈페이지
중부일보, 2024.6.12. 광명시, '마을리더 탄소중립 실천 교육' 개강
뉴시스 2022. 1.20. 광명시 공공건축물, 녹색건축물로 바꾼다
광명시, 2024.02.05. '그린에너지마을 만들기' 참여마을 모집
기호일보, 2024. 6.26. 광명시, 건물 에너지 정보 플랫폼 구축
광명시민에너지협동조합, 2024. 8.20, 제6회 대한민국 솔라리그서 최우수상 수상
김광모, 2023, 시민과 기후위기 대응에 발맞추는 광명, 공공정책
김기란, 이주현, 김경주, 김경민, 2023,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한 그린리모델링 활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 – 광명시 시례를 중심으로- 한국건설관리학회논문집 제 24권 제 5호, 2024.9.
연합뉴스, 2024.10.28. 광명시 기후위기 극복 실천가 '기후의병' 1만명 돌파
황보은영, 2022, 지역 에너지 전환 중간지원조직역할 수행에 대한 탐색적 연구- 광명시, 당진시, 전주시 지역에너지센터를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석사논문
GwangMyeong City, 2024, GwangMyeong Carbon Neutral International Forum 2024 Forum Book
8월 22일은 에너지의 날입니다. 2003년 8월 22일 한국 최대 전력 소비를 기록한 날을 계기로 제정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에너지 사용량이 매해 늘어나고 있다는 건 익숙한 현실이 되었습니다. 각 지자체에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정책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내 광명, 수원, 안산, 여주시 사례를 통해 탄소중립 정책의 현황과 시사점을 살펴봅니다.
“애플하면 아이폰, 빅맥하면 맥도날드, 빅맥의 브랜드가치가 높아질수록 맥도날드의 기업가치도 높아지죠. 탄소중립하면 뭐가 떠올라요? 광명시. 광명시는 탄소중립과 함께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박승원 광명시 시장은 ‘광명탄소중립 국제포럼’에서 광명시의 브랜드가 ‘탄소중립도시’임을 강조했다. 광명시는 2021년 ‘친환경 기술진흥 및 소비촉진 유공 정부포상’ 행사에서 탄소중립 생활실천부문 대통령상을 받은 바 있으며 경기도의 환경운동가 사이에서도 ‘잘하고 있는 도시’로 평가 받고 있다.
실제 지자체가 특정 정책에 얼마나 진심인가는 두 지점에서 드러난다. 하나는 해당 과의 위상이고 다른 하나는 그 해당 과의 예산 정도다. 광명시는 지난 2018년 9월 수도권 최초로 기후에너지 전담부서인 기후에너지과를 신설했고, 2020년 시민협치의 창구로 ‘기후에너지센터’를 설치했다. 나아가 2023년 9월 ‘기후에너지과’를 ‘탄소중립과’로 명칭을 변경하고 광명시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조정실 산하로 소속을 변경해 과의 위상을 대폭 올렸다. 부시장이 탄소중립이행책임관으로 직접 챙겼다.
예산 면에서 2024년 예산이 2019년과 비교해 총액은 2.5배(약 128억원), 시비만 보면 1.9배(52억 7천만원)정도 성장했다. 해당 과의 인력도 2019년 초기엔 9명이었다가 지금은 기후에너지센터를 포함해 19명으로 늘었다. 탄소중립정책은 해당 부서만 아니라 자치분권과, 주택과 같은 곳에서도 내용을 상당부분 담당하고 있어 사실은 훨씬 더 큰 폭의 인적, 물적인 투입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광명은 이렇게 기후위기의 대응에 힘을 쏟게 되었을까. 이전부터 광명시 시민단체들, 예를 들어 푸른광명 21, YMCA, YWCA공동육아팀, 아이쿱 등에서 개별적, 소규모로 환경 및 기후‧에너지 분야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해왔다. 특히 2011년 후쿠시마 사고나 밀양 송전탑 문제 등을 계기로 도시의 에너지자립을 달성하기 위해 햇빛발전소 건설, 재생에너지 및 기후위기 관련 워크샵 등을 추진해왔다. 지역의 에너지 전환에 대해서는 환경에 특화된 개별 단체가 아니라 주로 연합 조직이나 민관협치 조직을 통해 의견을 개진하고 있었다. 이러한 활동을 배경으로, 민선 7기 의식 있고 리더쉽 있는 시장이 선출되자 시행정이 주도하여 광명의 탄소중립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황보은영).
2017년도 광명시의 ‘지역에너지계획’(‘광명시 에너지자립 및 주민참여형 지역에너지계획 수립 연구’)의 수립과정에 참여한 50명의 시민들은 상당한 강도의 교육을 받고 ‘무지하게 토론을 했다’고 한다. 당시 시민들의 참여, 변화에 대한 팽배한 욕구가 반영된 것이다. 박승원 시장은 ‘에너지시민기획단’의 한 명으로 참여했다고 한다(맹소영).
대개 지자체 단위에서 이러한 계획은 요식행위로 끝난다. 그러나 광명의 민선 7기 시장은 이 계획에서 제시된 안을 차근차근 실행한다. 부임 직후인 2018년 ‘기후에너지과’를 신설하고, 이어 2020년 ‘기후에너지 센터’를 만드는 등 본격적으로 기후에너지 정책을 펼친다. 당시는 기후위기에 대한 공감대가 별로 없었던 때라 ‘일개 지자체에서 기후문제를 어떻게 해결한다고 전담부서를 만드느냐’라고 광명시의 내부 공무원들의 반발이 심했다고 한다(박민관).
아무리 시장의 의지가 강하더라도 담당 공무원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광명이 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당시 기후에너지과 과장인 박민관 과장은 “처음에 도대체 어떻게 이 일을 할 것인지 일을 해야 막막하고 밤이면 가위가 눌렸다”고 한다. 기후에너지센터가 2020년 출범하면서 환경운동가출신인 김영란 소장이 전문성과 실행력으로 결합했다. 기후에너지과는 최고의 ‘격무지’로 알려졌지만 그만큼 승진 면에서나 시장의 직접적인 격려와 관심을 받는 보상이 있었다고 한다.
시의 전략은 교육에 역점을 두는 것이었다. 기후위기가 크게 와닿지 않았던 시민들과 공무원들의 의식을 바꾸는 데 힘을 쏟았다.(ibid). 먼저 광명자치대학에 기후에너지과(현 탄소중립학과)를 운영해 2020년 6월부터, 2023년까지 70명의 활동리더를 배출했다. ‘찾아가는 기후교육’으로 어떤 모임이든 강사를 보냈다. ‘넷제로 에너지카페’라는 마을 곳곳의 카페를 거점으로 삼아 교육과 활동을 벌였다. 이렇게 기후위기교육을 이수한 사람 수는 2022년 현재 1만1759명에 달한다.
광명에 있는 두 개의 햇빛발전협동조합도 광명시가 협동조합의 설립에 시의 유휴지를 ‘팡팡’ 제공하고, 정부공모사업을 끌어오는 등 아낌없는 직·간접의 협조와 개입으로 시작하고 성장해왔다(김영란 2024.9.11.). 지난 2019년 출범한 ‘광명시민에너지협동조합’은 그간 ‘광명도서관’, ‘하안도서관’, ‘광명시민체육관’ 주차장, ‘하안배수펌프장’, 광명5동 ‘행정복지센터’에 설치한 발전소를 비롯해 ‘광명동굴’ 주차장 200kW 발전소까지 총 6기 609.745kW의 시민 참여형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연간 770㎿h 전기를 생산해 340t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성과를 거뒀다.(기호일보).
한편 ‘광명시민전력협동조합’은 광명시 내 재활용품 선별장(1~5호기), 국민체육센터(6호기), 보건소(7호기), 노인요양센터(8호기) 등 총 8개 발전소를 운영하며, 2024년까지 총 90만 6천385㎾h의 전력을 생산하는 성과를 거뒀다(광명시뉴스포털,2025.5.03.26). 이 두 협동조합에는 광명의 공무원들이 많이 가입해 출자도 많이 하고 있다(맹소영).
광명시에는 시민들이 실천할 수 있는 사업으로 10.10.10 소등캠페인도 있다. 매일 10일 밤 10시 10분간 불을 꺼 에너지를 절약하고, 전기 없는 시간을 겪어봄으로써 기후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운동이다. 참여 아파트는 해마다 늘어나 2022년에는 40동이 참여했다. 시민들의 높은 참여는 이뿐 아니라 ‘1.5 ° C 기후의병’ 활동에서도 나타난다. 광명시는 지구온도 1.5℃ 상승을 막는다는 뜻의 ‘1.5℃ 기후의병’을 브랜딩해, 일상생활에서 탄소중립 생활(기후행동)을 실천하는 시민들을 모아서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시민들이 활발하게 참여하게 된 배경은 광명에는 주민자치와 탄소중립, 사회적경제 분야가 어우러져 서로서로 시너지를 내면서 돌아가고 있는 메커니즘이 있기 때문이다. 광명시는 민선 7기로 오면서 자치분권도시를 선언한다. 2019년도에 19개 모든 동이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주민자치회로 전환했다. 시(행정)에서는 주민들이 스스로 어떤 사업을 구상하거나 해결하도록 하되, 시에서 지원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광명의 자치분권과는 시장이 만든 과로서 시 조직에서 위상이 상당히 높다.
시의 최근 활동을 보면 지난 2023년에 주민자치회, 통장협의회, 새마을 부녀회, 바르게살기 위원 대상으로 탄소중립 실천 교육을 진행했으며 13개 반 245명이 참여한 바 있다. 2024년에는 주민자치회, 통장협의회뿐 아니라 동·부서별 위원회를 대상으로 하여 리더 양성을 목적으로 한 ‘2024년 광명시 마을리더 탄소중립 실천교육’을 진행했다(중부일보).
박 시장은 민선 7기 때 ‘광명자치대학’을 만들어 그 안에 ‘자치분권학과’, ‘마을공동체학과’, ‘사회적경제학과’, ‘도시재생과’,‘문화예술학과’ 등을 두었다. 교육받은 사람들이 평생학습강사나 마을강사 기후에너지 강사, 마을강사 등 작은 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정책적인 것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시민들에게 알리는 메신저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광명시의 온실가스배출량은 2019년을 정점을 찍고 2022년까지 큰 감소율을 보인다. 전력자립도 면에서는 지금까지 공공단체와 시민들이 에너지절약, 공유부지에 태양광설치 등의 노력을 해온 결과 조금씩 올라가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광명은 인구 28만의 아파트 등 건물이 밀집한 베드타운으로서 재생에너지 생산에 지리적으로 그다지 유리한 곳이 아니다. 2020~2022년까지 실적을 보면 신재생에너지의 공급율이 정체상태에 있다.
여유 부지가 없는 베드타운인 광명에서는 주택과 상업 건물의 에너지를 얼마나 효율화하고 태양광 설치를 얼마나 설치하는가가 탄소중립의 관건이 될 것이다. 광명시는 공공건축물을 녹색건축물로 바꾸는 사업을 확대하면서 기존 공공건축물에 대한 그린리모델링과 제로에너지 건축물선도화사업을 추진해왔다. 정부의 2023년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 로드맵에 따라 공공건물 제로에너지건축물인증(ZEB)의무화를 자체적으로 1년 먼저 시행했으며 지자체로서는 처음으로 2022년 8월 녹색건축지원센터를 설립했다.
그림: 온실가스배출량 (공공부문) (단위; tCO2 eq.) 출처: 광명시 2023, 광명시 SDGs 시민평가 보고서 p35
그러나 향후, 공공건물을 넘어서 사적으로 소유하는 상업공간과 주거지의 건물의 에너지의 소비를 최소화하는 것과 태양광을 더 설치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이런 일은 공공건물의 경우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에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에서 설치할 미니태양광 보조금지원사업을 진행한다. 2025년에는 경기도 31개 시군 중 광명시가 제일 많은 사업비를 확보하여 200곳(390W기준)에 설치할 예정이다(광명시뉴스포털)
녹색건축물과 관련해 광명시가 진행하는 획기적인 사업은 경기도 내 기초지자체 최초로 건물 에너지 정보 플랫폼을 구축해 운영하는 것이다. 광명시 주택과 녹색건축지원센터는 이 플랫폼을 통해 각 건물이 에너지를 얼마나 사용하는지 사용량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또 건축물 노후도와 기후정보 등을 활용해 탄소 배출량 절감 평가를 수행하며 데이터를 바탕으로 에너지 감축의 목표치를 과학적으로 달성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그린리모델링, 제로에너지 성과 평가 등 건물부문 탄소중립 정책에 활용하고자 한다(기호일보).
광명시의 녹색건축정책은 시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단시간 동안 인상적인 성과를 만들었지만 아직 숙제가 남아있다. 첫째, 해당과인 주택과와 건축과의 인력과 예산이 더욱 크게 늘어야 할 것이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광명시 그린모델링 사업수행에 대해 ‘대시민 홍보가 부족하다( 39.3%)는 지적이 가장 많았다. 또 광명시의 그린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사항으로 ‘설계/컨설팅 지원(41.3%)을 가장 많은 응답자가 꼽았는데(김기란) 이를 지원하는 팀이 생겨나야 할 것이다.
둘째, 아파트 등을 리모델링하거나 태양광설치를 하려면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야 하는 만큼 자치분권과와 협업이 없이는 어려울 것이다.
광명시의 탄소중립은 관 주도의 활동으로 이뤄지고 있다. 중간지원조직인 ‘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고, 2020년 시민협치의 창구로서 ‘기후에너지센터(현 탄소중립센터)’를 설치했지만, 센터장도 세 번째로 바뀌어 시민조직과 안정적인 거버넌스 체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김영란, 2024. 9.11).
톱다운의 관 주도 활동은 효율적인 면은 있지만, 한편으로 행정의 장이 바뀔 경우 정책과 활력이 극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위험도 남아있다. 또 시민들의 자발적인 운동과 함께 하지 않으면 그 활동이 창의적이고 다양하고 역동성 있게 발전하기 어려울 것이다. 시민파트너조직이 성장할수록 행정 측에서 더 노력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는 만큼 앞으로 얼마나 광명에서 자생적인 시민조직들이 활발하게 나타날 수 있는지가 주목된다.
글: 조임숙 인문지리학 박사
※ 해당 글은 조임숙 박사가 2024년 7월부터 10월까지 광명시 및 이해관계자 등을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참고문헌
광명시, 2017, 에너지자립및 에너지계획 수립연구 (2017-2030)
광명시, 2018, 2024 본예산
광명시, 2023, 광명시 SDGs 시민평가 보고서
광명시 녹색건축지원센터 홈페이지
광명 뉴스포털, 2025.3.26. 광명시민전력협동조합, 제4차 정기총회 개최
광명 뉴스포털, 2025.01.15. 2025년 새롭게 시작하는 기후의병 탄소중립포인트! 지난 탄소중립 사례 알아보기
광명 뉴스포털, 2024.06.25. ”청정에너지 자립, 빛나는 광명“, 지방정부의 에너지 자립 모범사례
광명시 탄소중립센터 홈페이지
중부일보, 2024.6.12. 광명시, '마을리더 탄소중립 실천 교육' 개강
뉴시스 2022. 1.20. 광명시 공공건축물, 녹색건축물로 바꾼다
광명시, 2024.02.05. '그린에너지마을 만들기' 참여마을 모집
기호일보, 2024. 6.26. 광명시, 건물 에너지 정보 플랫폼 구축
광명시민에너지협동조합, 2024. 8.20, 제6회 대한민국 솔라리그서 최우수상 수상
김광모, 2023, 시민과 기후위기 대응에 발맞추는 광명, 공공정책
김기란, 이주현, 김경주, 김경민, 2023,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한 그린리모델링 활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 – 광명시 시례를 중심으로- 한국건설관리학회논문집 제 24권 제 5호, 2024.9.
연합뉴스, 2024.10.28. 광명시 기후위기 극복 실천가 '기후의병' 1만명 돌파
황보은영, 2022, 지역 에너지 전환 중간지원조직역할 수행에 대한 탐색적 연구- 광명시, 당진시, 전주시 지역에너지센터를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석사논문
GwangMyeong City, 2024, GwangMyeong Carbon Neutral International Forum 2024 Forum 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