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청년에게는 다정한 정책이 필요해

2026-02-09

추운 겨울, 20~30대 청년 25명이 희망제작소 3층 헉스페이스에 와글바글 모였습니다.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희망제작소는 민선 9기 후보자들에게 ‘희망공약’을 제안하려고 해요. 희망공약에는 CWB(지역공동체 부순환), SD(소셜디자이너)를 비롯해 ‘청년’ 을 포함한 다양한 삶의 의제가 담길 예정입니다. 희망제작소는 희망공약을 만들기에 앞서 먼저 청년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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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자신이 겪은 현실 속 고민들을 나누고 있다.


정책 제안 어렵지 않아요! 🐟'두쫀붕' 만들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눠 


정책에 익숙하지 않은 청년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두쫀붕(두바이쫀득붕어빵)’을 준비했어요. 관심사도, 참여 계기도 서로 다른 청년들이 모였답니다. 관심 주제(주거/경제/관계/일자리)를 중심으로 팀을 나누고 ‘당’으로 끝나는 이름을 붙였죠. ‘두쫀당’, ‘포도당’, ‘퐁당퐁당’ 특색있는 당들이 만들어졌어요. 첫 만남의 어색함을 뒤로 하고 타코야끼, 와플, 붕어빵을 열심히 굽기 시작했습니다. 청년들의 열기로 공간이 금세 뜨거워졌어요. 달달한 간식을 입에 물고 정책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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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바글 붕어빵 포럼 참여자들이 타코야끼를 만들고 있다.


📢 내 경험에서 우리의 ‘필요’를 발견하다

정책은 '현실의 언어'가 중요합니다. 낯선 청년들이 서로 각자 처한 환경에서 필요한 '그 무엇'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청년의 삶을 구성하는 주거/ 일자리/ 관계/ 경제 영역에서 어려움을 느꼈던 상황을 꺼내놓았습니다. 서로 모여서 경험을 나누다보면, 공통의 어려운 지점을 찾게 되고, 그 지점에서 정책의 필요성을 체감합니다. 


🏠“매 겨울만 되면 다음 집을 알아봐야 해요. 1년 단위의 계약이 부담스러워요. 직접 품들여 찾지 않으면 내게 맞는 정보와 선택지를 찾기 어려워요.”

💲“인턴으로 2주 연속 야간 근무를 했었는데 최저시급과 포괄임금을 받으며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었죠. 그렇다고 인턴을 당장 그만두기에는 불안감이 크고 이외 졸업한 상황에서 할 선택지가 없었어요.”

🕓 “대학생 때 항상 아르바이트를 밤 늦게까지 했어요. 친구들이랑 어울리고 싶어도 돈과 시간에 여유가 없었어요.”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며 서로 공감대를 찾기도 했어요. 경험이 우리의 경험으로 확장됐죠. “우리 당에서 가장 해결하고 싶은 경험은 무엇일까?” 질문은 자연스럽게 ‘이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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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바글 붕어빵 포럼 참여자들이 서로의 경험담을 나누고 있다.


우리의 필요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있을까? 청년몽땅정보통을 통해 현재 시행 중인 정책을 살펴봤습니다. 이미 정책이 있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반대로 정책 자체가 부족한 영역은 무엇인지 함께 짚어봤습니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해법을 찾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머리를 맞대 우리의 필요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었어요. 


🔔 청년 당사자인 내가 민선9기 후보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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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바글 붕어빵 포럼 참여자들이 청년의 필요를 담은 공약을 나누고 있다. 


와글바글 포럼에 참여한  청년들은 처음 보는 또 다른 청년과 고민을 나누며 내 안에 있는 어려움을 나눴어요. 혼자라면 어려웠을 해결할 방법까지 함께 고민해봤죠. 그리고 당별로 청년의 필요를 담은 공약으로 정리했습니다.


🏠 주거 | “주거, 떠먹여드림”

청년이 삶과 일에 뿌리내릴 수 있는 주거·작업공간을 찾는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와 지원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등교육 과정에 ‘주거’ 과목을 도입하고, 민증 발급 시 주거 관련 정보를 함께 안내하는 등 정보 전달 창구를 일원화해 청년이 초기부터 필요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주거정책이 청년의 다양한 삶의 조건과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도 확인했습니다. 각 자치구별로 청년의 주거형태, 연령대, 구직 현황, 경제 상황 등 개별적 수요를 면밀히 조사해, 정보에 소외되지 않고 청년 개인이 실질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주거 정책과 주거 형태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 일자리 | “사회초년생 모여라!”

사회초년생이 직장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겪는 심리적·환경적 부담에 주목했습니다. 부담을 혼자 짊어지지 않도록 회사 적응을 돕는 매뉴얼을 만들어 교육을 통해 초기 일자리 부담을 완화하고자 합니다.

💰경제 | “청년 지원 기구 신설(전담)”

무자본·저소득 청년이 소득·기회 불평등 속에서 생활고를 겪고 있지만, 기존 정책은 요건이 까다로워 신청할 수 없었어요. 필요한 정보를 매번 찾기도 어려웠습니다. 청년 전담 지원기구에서 청년 상황에 맞는 정책과 프로그램을 만들고 적극적인 홍보로 더 많은 청년이 기본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 관계 | “외로움을 털털하게”

외로움을 느끼는 청년에게 상담이 아닌, 더 가볍게 마음을 풀 수 있는 다른 창구가 필요합니다. 청년이 외로움을 신뢰할 수 있는 관계 속에서 나눌 수 있도록 섬세한 관계 맺음의 장이 마련돼야 합니다. 청년 개인별 맞춤형 모임처럼요.  많은 청년들이 일상 속에서 부담 없이 외로움을 털어놓고 해소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청년에게는 다정한 정책이 필요하다

포럼에서 공통적인 청년들의 필요는 ‘정보 부족’이었습니다. 사전 신청을 통해 참여자 25명의 이야기를 살펴봤을 때 16명은 정부·지자체 청년정책을 이용한 경험이 없었고, 9명만이 청년수당, 마음건강지원, 청년계좌, 청년문화패스 등의 정책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정책을 이용하지 않은 이유는 비슷했습니다. 어떤 제도가 있는지 알기 어렵고, 스스로 조건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시간과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벽이었습니다.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책이 아니라, 친절하고 다정하며 삶에 실제로 닿는 정책이 아닐까요?

물론 정책으로 풀기 어려운 영역도 있습니다. 제도와 행정이 닿기 어려운 영역에서는 청년 스스로가 문제를 정의하고 해법을 상상해볼 수 있는 ‘기획의 장’이 필요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앞으로도 청년이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로 참여하고, 직접 기획하고 실험해볼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와글바글 붕어빵 포럼을 시작으로, 청년의 일상 고민이 정책으로 이어지는 다리가 되길 희망합니다.



💡백승연 인턴의 소회 엿보기 

<와글바글 붕어빵 포럼>에서 1회차는 퍼실리테이터를, 2회차는 진행을 맡았습니다. 그 중 참여자 분들이 가장 많이 한 말씀은 “이런 게 있었어요?”였습니다. 저도 시행 중인 청년정책을 정리하면서 참여자들의 반응에 공감이 됐어요. 공부하듯 따로 시간을 내서 찾아보지 않으면 나에게 꼭 필요한 혜택이 있는지도 알기 어렵다는 것을요. 현재는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내는 것보다도 있는 정책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게 우선임을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인턴을 하기 전 저는 정책이 정치적으로 예민한 문제이고, 다가서기 어렵고, 나와는 거리가 먼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 저는 정책이 ‘내 삶에 변화를 주는 확실한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정책은 여러 사람들이 겪은 공통된 어려움을 해결하고,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되는 지점이기 때문이죠. 이번 와글바글 붕어빵 포럼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에게도 정책은 ‘관심이 모여 실질적인 해소로 이어지는 과정’임을 체감하는 시간이 되었기를 희망합니다.



글: 윤채연 희망제작소 경영기획국 연구원, 백승연 인턴 / 사진: 희망제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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