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퇴원 후 돌봄까지 책임지는 우리 동네

2025-04-15

‘생거진천’은 ‘살기엔 진천이 좋고 명당은 용인에 많다(生居鎭川 死去龍仁)’는 옛이야기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생거진천’을 모토로 삼은 송기섭 진천군수는 일찌감치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을 추진해 살던 곳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는 도시(Aging in Place)를 만들고자 했는데요. 지난해 12월, 한국이 공식적으로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에 진입하면서 진천군의 사례가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진천군청


인구활력도가 높은 진천 "예방적 돌봄이 초고령사회 해법”

 

진천군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6,767명으로, 전체의 19.4%(2024년 기준)를 차지합니다. 충북 전체 65세 이상 인구 비율(21.92%)보다 낮습니다. 더구나 비수도권 지역 중에선 이례적으로, 18년 연속 인구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이웃 도시들에 비해 젊고 활기차다는 뜻이죠. 그런데도 진천군은 미래를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2019년 4월, 충북에서 가장 먼저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노년까지 ‘생거진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 결과, 2022년 보건복지부 ‘지역사회 통합돌봄 서비스 제공 부문 우수 지자체’로 선정됐습니다. 진천군의 지역사회 통합돌봄 서비스는 무엇이 다를까요. 현장에 직접 가봤습니다.

 

 

 생거진천 케어팜

 

민‧관이 함께 만든 돌봄 비즈니스 모델 ‘생거진천 케어팜’


생거진천 케어팜(이하 케어팜)에선 파릇파릇한 모종들이 다가올 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온실 안에는 상추가 싱그럽고, 밖에는 흰 닭과 토끼들이 뛰놉니다. 식물과 동물이 공존하는 케어팜은 최근 아이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며 어린이집에서 방문 문의가 이어진다고 하네요.

진천군이 (구)농업개발센터 유휴지(7900여㎡)를 활용해 조성한 케어팜은 “진정한 통합돌봄을 위해서는 수단, 즉 재정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송기섭 군수의 고민에서 시작됐습니다. 

갈수록 커지는 정부의 복지비 부담을 줄이면서도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덕희 진천군 문화복지국장은 “기존의 시설 중심 돌봄에서 벗어나 새롭고 다양한 돌봄 모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네덜란드의 케어팜(Care Farm)에서 발견했습니다. 네덜란드의 케어팜에서는 노인들이 요양원과 같은 시설이 아닌 농장에서 동식물들을 가꾸며 일상을 보냅니다. 

진천군은 네덜란드 케어팜을 벤치마킹해, 치유농업을 활용한 돌봄 비즈니스 모델인 ‘생거진천 케어팜’을 시작하고, 전국 최초로 「케어팜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도 제정했습니다. 케어팜 운영은 ‘충청사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을 맡고 있는데, 진천군과 민간 사회적경제 조직이 결합한 사례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케어팜에서는 진천군 내 노인과 장애인의 돌봄과 재활, 일자리, 정서적 지지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프로그램 운영으로 창출한 수익은 다시 케어팜 운영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입니다. 정덕희 국장은 “앞으로 케어팜 인근 부지를 확보해 주간보호센터 및 장애인 주간보호시설과 연계함으로써 돌봄 서비스를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통합돌봄 전담팀’ 신설, ‘읍면 통합지원창구’ 설치

 

진천군의 통합돌봄은 전체를 총괄하는 ‘통합돌봄팀’을 중심으로 ‘읍면 통합지원 창구’를 통해 대상자를 발굴 및 사례관리를 하며 '우리동네 돌봄스테이션'과 '생거진천 재택의료센터'를 통해 통합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먼저 진천군은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을 총괄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주민복지과에 ‘통합돌봄 전담팀’을 신설했습니다. 이재철 통합돌봄팀 주무관은 “진천군의 돌봄 사업에서 서비스 중복이나 누락 문제를 방지하고 효과적인 서비스 전달을 할 수 있도록 ‘통합돌봄 전담팀’을 운영 중”이라고 말합니다. 총 5명으로 구성되며, 보건소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간호직 직원 한 명이 배치돼 있습니다. 통합돌봄 전담팀은 통합돌봄 계획을 수립하고, 대상자 발굴 체계 및 지역케어회의 운영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합니다.

 

‘읍면 통합지원 창구’는 지역 내 통합지원팀에서 수립한 돌봄 사업을 현장에서 직접 실행합니다. 대상자를 발굴하고, 방문 조사를 통해 필요도를 파악한 후, 통합지원 회의를 열어 개인별 맞춤형 지원계획을 수립하는 방식입니다. 각 읍면당 한 명씩 복지·간호직으로 구성된 전담 인력이 배치돼 읍면별 사례관리를 진행합니다. 이때 간호 전담 인력이 배치되지 않은 읍면의 경우 돌봄스테이션 간호사가 배치되어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또한, 매주 읍·면 단위로 ‘지역케어회의’를 개최하여 군·읍·면 담당자, 치매안심센터, 건강보험공단, 민간 의료기관 등이 함께 논의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분절적으로 운영되던 의료와 돌봄 서비스 간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체계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퇴원 후 돌봄까지 책임지는 ‘우리동네 돌봄스테이션’


우리동네 돌봄스테이션의 사회복지사와 간호사

 

‘우리동네 돌봄스테이션’은 진천군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의 특징적인 사업으로, 퇴원 환자를 중심으로 집중적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퇴원 이후 환자에게 적절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을 때 일상생활 회복이 현저히 늦다는 점을 주목한 것입니다. 퇴원 전에 환자의 주거 환경 등을 조사하여 문턱을 없애거나 보조 손잡이를 설치하는 등 주거환경 개선, 퇴원 후 일상 복귀까지 방문 간호·의료·생활지원 서비스 등을 제공합니다.

돌봄스테이션은 간호사, 사회복지사, 물리치료사, 의사, 영양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진천군에서 유일한 종합병원인 중앙제일병원과 협력하여 퇴원 환자의 일상 회복을 지원하는데, 최대 6개월간 통합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진천군은 소외되는 대상자가 없도록 관외 의료기관과도 협약을 체결하고, 연계 수가(50,000원/건)를 지원하여 적극적으로 대상자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진천군은 1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방문 의료 및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택의료센터를 운영합니다. 이렇게 대상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방문 의료 서비스(표1 참조)를 제공하여 촘촘한 지역사회 돌봄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질환 강도
서비스 주체
경증보건소
급성돌봄스테이션
만성
재택의료센터

표. 진천 대상자 상태별 의료돌봄 서비스 주체


우리 마을 돌봄 전문가 ‘동네 복지사’

진천군은 사후적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거치지 않고 마을단위에서 주민 참여를 통한 보편적 예방돌봄을 제공하는 ‘우리동네 거점돌봄센터’를 경로당 중심으로 운영합니다. 현재 34개 경로당에 거점 돌봄센터를 운영 중인데, 각 센터마다 통합돌봄의 안내자 역할을 하는 ‘동네 복지사’가 있습니다. 김용국 진천군 통합돌봄팀장은 “동네 복지사는 어르신의 어려움을 최일선에서 파악하고 이를 읍면 통합지원창구를 통해 전달하는 중요한 소통창구”라고 말합니다. 동네 복지사는 마을 노인회장의 추천과 심사를 거쳐 임명되며, 이후 복지관에서 6주간의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돌봄 역량을 갖춥니다. 경로당을 중심으로 보건·의료·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어르신들 이동이나 참여, 병원 방문 등을 지원합니다.

진천군은 어르신들이 건강한 상태로 지역사회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의료비 지출을 줄이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확보된 예산은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에 추가로 투입되어, 더 많은 지역 주민에게 효과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김영국 진천군 통합돌봄팀 팀장은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목표는 어르신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다양한 구성원까지 확대해, 누구나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천군에선 장기요양등급 외 노인도 의뢰를 통해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앞으로 65세 이상 장애인까지 서비스 대상이 확대될 예정입니다. 김영국 팀장은 “예방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로 발굴하고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글: 윤채연 기획사무국 연구원


돌봄으로 연결된 지역의 미래는?





희망제작소

주소 03978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92

대표 윤석인  사업자번호 101-82-14123

전화 02-3210-0909  팩스 02-3210-0126

이메일 hope@makehope.org

© 2024 희망제작소. SITE BY 산책

희망제작소


주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92, 4층 (03978)

대표 윤석인  사업자번호 101-82-14123

Tel 02-3210-0909  Fax 02-3210-0126

E-mail hope@makehope.org

© 2025 희망제작소. SITE BY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