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강산애 산행 / 후기] 강산애라서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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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를 대하는 강산애의 자세

전날밤, 꽤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지난달에 한번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이번엔 큰 걱정 하지 않았습니다.
‘에이.. 설마 많이 오겠나’
그리고는 창 밖으로 비오는 풍경을 바라보며 알싸한 비 냄새와 분위기를 즐겼습니다. ‘강산애 담당자로서 다음날 산행이 있는데 오늘 비오는 날을 즐기는 게 마냥 옳은 일인가?’ 에 하는 생각도 잠시 했으나 이상하리도 굳은 믿음 하나가 가슴 속에 박혀 있었습니다.

‘큰 비는 안온다. 일단 go.”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 비가 그쳐 있었습니다. 전날 날씨 문제로 걱정을 하지 않고 오히려 그 시간을 즐겼던 스스로가 대견했습니다. 꼼꼼하기로 치면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하실 아버지가 이런 저를 아시면 그러시겠죠.
“이놈아, 그래도 항상 큰일에 대한 대비는 제대로 해야지.”
아침에 일어나 혼자 이런 저런 생각하며 실실 웃어가며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와 버스를 탔습니다.

‘올해의 마지막’ 이라는 이벤트의 진실

연말이다 보니 이곳, 저곳에서 ‘올해의 마지막’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많은 행사들과 캠페인이 생깁니다. 저 역시도 오늘 산행을 알리는 글에 ‘올해 마지막 산행’이라는 문구를 큼지막하게 넣었습니다. 사실 ‘올해의 마지막’이라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냥 달력 한 장 넘기는 것을 뿐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여느 때나 다름없이 좋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걷고 산 공기를 마시는 일상일 것입니다. ‘올해의 마지막’이라는 말 속에는 이러한 말이 함축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의 마지막입니다. 그러니 이번에는 꼭 참석 해주세요.’ ‘올해의 마지막’을 핑계로 많은 사람들을 뵙고 싶다는 말이겠지요. 저도 그랬고 남들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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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청계산의 위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도착한 이날의 집결지. 대공원역.

전명국 총무가 가장 먼저 와서 강산애 미니 현수막을 나무와 나무 사이에 걸어 놓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지하철 역사를 빠져 나오며 손을 흔들고 다가오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9시가 조금 지나자 이날 산행을 함께 할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석락희 회장의 구령에 맞춰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청계산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삼삼오오 무리지어 걷는 사람들의 뒷모습이 보기 좋을 만큼 가벼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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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이 승천했던 곳이라 과거에는 청룡산으로도 불렸던 곳인 청계산은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과 경기도 과천, 의왕, 성남시에 결쳐진 산으로서 서울 근교에서 숲과 계곡, 절, 공원 등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산입니다. 남북으로 흐르는 능선을 중심으로 펼쳐진 산세가 수려하며 숲 또한 울창하고 계곡이 깊고 아늑하기로 유명합니다.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에 웃고 상쾌한 산 공기에 취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걷다 보니 어느새 주변은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낮선 풍경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북한산이나 관악산 처럼 바위가 많지 않고 황토흙으로 덮힌 산길은 사람들에게 걷는 즐거움을 선물해 주었으며 길과 등산화가 마주치며 내는 소리는 어느 음악 보다 멋진 화음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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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욱히 내려앉은 운무. 점심식사를 위해 잠시 발걸음을 멈춘 곳엔 사람의 발걸음 보다 먼저 멈춘 청계산의 운무가 있었습니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희뿌연 운무는 청계산이 아닌 다른 곳에선 느낄 수 없는 새로운 분위기를 주었습니다. 운무에 둘러쌓여 막걸리와 다양한 종류의 부침을 맛볼 수 있던 시간. 언제나 유쾌한 강산애 점심시간이지만 이날은 더욱 떠들썩했던 것은 아마도 강산애 회원 말고는 인기척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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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강산애에서 걷던 어느 산보다 수월했습니다. 사람들과 운무에 파뭍혀 걷기를 2시간. 어느새 산의 정상인 매봉에 닿았습니다. 매봉에서 내려 본 세상. 여느 산에서 내려다 보는 멋진 풍경과 다를 바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무척이나 근사해 보였던 것은 이번 산행의 이름이 ‘올해의 마지막’ 산행이라서 그런 것이 었을까요? 청계산 본연의 아름다움이 성큼 다가와서 그런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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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애를 만난지 4개월이 되어 갑니다. 단지 4번의 산행으로 이정도로 속 깊은 감정을 나누는 사람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아마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꿈을 꾸는 사람들이 한 달에 한번씩 같은 길을 걸어서 그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년에도 같이 많은 길을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길을 걷는다는 것. 참 멋진 말이 아닐런지요. 올해를 같이 보낼 수 있어서 행복했구요, 내년에는 함께 더욱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한해 동안 고마웠습니다.

글 : 정승철 회원재정센터 연구원
사진 : 노주환 후원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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