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제3섹터로 가는 다리, 프라임타이머스

한국 젊은이, 영국 시니어를 만나다 (3)

희망제작소와 연세대는 협력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대학생 현장 탐방 프로젝트 uGET’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4명의 대학생으로 구성된 프로젝트팀이 2010년 여름 한 달간 영국 런던에 머물면서 영국 시니어들의 사회공헌활동 현장을 조사해 그 방문기를 연재할 계획입니다. 영국에서 전해질 재기발랄한 젊은이들과 지혜로운 시니어들 간의 조우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런던 브릿지(London Bridge). 이것이 프라임타이머스(PrimeTimers)가 위치한 주소입니다. 런던 브릿지는 런던의 중심에 위치해 있는데, 그 도심에서도 1번 빌딩이라니. 우리는 무언가 큰 기대를 가지고 인터뷰를 하러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약속 장소에 도착한 우리 모두의 첫 마디는 ‘우와!’ 였습니다. 먼저 프라임타이머스가 입주해있는 건물은 템즈강을 바로 앞에 두고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는 런던의 관광명소인 타워브릿지(Tower Bridge)가 보였고, 다리 건너 편에는 고풍스러운 건물들의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_2C|1401434092.jpg|width=”255″ height=”249″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1176064709.jpg|width=”332″ height=”249″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
아침부터 멋진 풍경과 함께 우리는 다리 위에서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잠깐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건물의 외부와 내부의 모습은 또 한번 탄성을 자아내었습니다. 그 건물은 한눈에 올려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컸고, 증권가 고층빌딩이 무색할 정도로 현대적인 건물이었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니 건물의 일부가 수많은 사회적 기업들의 사무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영국의 제3섹터에 대한 의식수준과 힘을 느끼며, 우리는 약속시간까지 커피 한 잔과 함께 인터뷰를 기다렸습니다.

사전 조사에 따르면 프라임타이머스는 비영리기관(NPO)과 민간 부문의 전문 인력을 이어주는 사회적기업입니다. 2002년에 설립되었는데, 이 곳은 변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각 섹터의 사람들과 NPO나 자선 단체들을 이어줌으로써 제3섹터의 발전을 도모하는 기업입니다. 이 기관은 진로를 바꾸려고 하는 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그들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단체 혹은 자선 단체에 배치시켜주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프라임타이머스를 통해 제3섹터에 참여하게 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사회적 단체 혹은 자선 단체의 이사직 등으로 결합해 도움을 주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도움이 필요한 곳의 멘토가 되어 멘토링을 해주는 것입니다.

이 기관이 하는 일은 현재 희망제작소 시니어사회공헌센터가 운영하는 LET’S 라는 프로그램과 매우 흡사합니다. LET’S는 전직 전문직 종사자들로 구성된 팀으로 인력과 자본이 부족한 NPO들에게 서비스와 조언 등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프라임타이머스는 시니어사회공헌센터와 정말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기업인 만큼 우리는 좀 더 면밀히 둘 사이의 유사점과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고, 성공적인 요인들을 잘 파악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_1C|1374899086.jpg|width=”400″ height=”300″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안내원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우리는 사무실 안 미팅룸으로 안내되었고, 그 곳에서 이 기관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브렌트(Brent)씨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브렌트씨는 인자한 미소와 힘찬 악수로 우리를 맞아주었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관련자료를 나눠주면서 이 기관을 처음 세우게 된 동기와 미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브렌트씨는 원래 캐스트롤(Castrol)이라는 다국적기업에 종사했다고 합니다. 2000년 회사가  British Patrol에 넘어가자 퇴직 위기에 처한 50대 ~ 60대의 유능한 직원들의 능력이 아깝다고 생각되어 이들이 지속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사회적 단체, 자선 단체 등의 제 3섹터에서 경영분야의 배경지식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수요를 발견하게 되어 그것을 기반으로 프라임타이머스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이 기관에는 두 가지 미션이 있습니다. 첫 번째 미션은 최고의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통해 제3섹터의 능력과 효율성을 기르는 것이고, 두 번째 미션은 자신의 커리어 진로를 바꾸려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입니다.이 두 가지 미션은 때로는 갈등을 빚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중에서 어떤 것이 제3섹터의 역량을 키우는 데 있어 더 중요한지 우선순위를 매겨야 할 때도 발생한다고 합니다.

프라임타이머스가 우수한 인력들을 선별해 그들을 적재 적소에 성공적으로 배치하는 비결은 바로 일대일 면접입니다.온라인이나 종이문서로 사람들의 정보를 얻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이 곳은 면접을 통해서 사람들의 정보를 얻습니다. 조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이 곳을 찾아오면 먼저 무료로 조언을 해주거나 가이드를 제시해줍니다.
 
매달 워크숍을 열어 사람들에게 제3섹터의 구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이 분야에 종사하게 되었을 때 겪는 어려움이나 문제점, 이슈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워크숍 후에는 사람들과 일대일로 만나 그들의 이력서를 갖고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함께 의논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들은 많은 시간을 면접에 투자합니다. 일대일로 만나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기계, 또는 종이가 알려주는 정보 이상으로 그 사람에 대해 잘 파악할 수 있게 되고,  더욱 적재적소에 사람들을 배치할 수 있다고 합니다.

프라임타이머스는 제3섹터 영역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반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e) 분야의 일을 하기도 합니다. 일반기업에서의 강연을 통해 그 기업의 직원들이 퇴직 후 제3섹터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일부 기업들은 제3섹터를 직원들에게 소개해 그들이 좀 더 넓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것을 도와주는 것이 프라임타이머스입니다.  

Accenture, KPMG, Barclays, IBM 등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교육은 직원들의 시야를 넓혀줄 뿐 아니라 회사에게도 혜택을 가져다 줍니다. 직원들이 교육을 통해 의식을 넓혀 제 3섹터 활동에 참여하게 되면, 새로운 분야에서 배우는 기술 또는 지식을 통해 자기계발의 효과를 얻고, 이는 다시 본래의 업무에 긍정적인 영향를 미치게 됩니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어떠한 어려움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브렌트씨는 운영 초기, 양쪽 고객 중에 어디에 더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지를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처음에는 프라임타이머스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보니  문의해오는 단체나 기업들 없이는 퇴직자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지 않기에 이들의 중요성 또한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브렌트씨가 겪은 두 번째 어려움은 재정적 후원처를 찾는 일이었습니다. 특히 프라임타이머스의 경우  눈에 보이는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더 후원처를 찾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이들은 직접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는 단체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전문가를 찾아 도와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곳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투자를 할 수 있는 곳을 찾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습니다.

[##_1C|1198168235.jpg|width=”400″ height=”268″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_##]프라임타이머스 방문을 통해 우리는 튼튼한 제3섹터를 키우기 위해서는 사회적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사회적 단체나 자선 단체의 역할 못지 않게 그들을 지원하는 자문 단체나 알선 단체의 역할의 중요성을 느꼈습니다. 사회적 단체들을 지지해주는 곳이 있기에 제3섹터가 안정적이고 탄탄한 구조로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전문직 퇴직자들의 인력 활용을 넘어서 좀 더 넓은 시야로 제 3섹터의 성장과 발전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세상에는 지금도 제3섹터에 참여하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각자 자신들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제3섹터에 참여해야 합니다. 시간적 여유만이 사회를 돕는 방법이 아닙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갈고 닦은 지식과 경험을 통해서도 사회에 공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시켜 주는 곳, 그 곳이 바로 프라임타이머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제3섹터의 성장을 위한 해답을 찾아주는 곳, 그곳이 바로 프라임타이머스입니다. 

글_ 유겟(uGET) 실버라이닝팀

★  uGET 영국 방문기 목록

1. 한국 젊은이, 영국 시니어를 만나다
2.  ‘늙지 않는 학생’들의 대학 
3. 영국 제3섹터로 가는 다리, 프라임타이머스

Comments

“영국 제3섹터로 가는 다리, 프라임타이머스” 에 하나의 답글

  1. 달팽이 아바타
    달팽이

    잘 읽고 있습니다. 프라임타이머스는 상당히 꼼꼼하게 들여다 봐야 할 점이 많은 것 같아요. 특히 Accenture, KPMG, Barclays, IBM 등 많은 기업들이 자사 직원들에게 제3섹터 활동 경험을 갖게 하는 것이 인상깊네요. 섹터간 사람과 지식의 자유로운 공유문화, 우리 사회도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인것 같습니다. 다음호도 기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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