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매실 씨앗 하나, 1만 그루 되기까지

‘희망소기업’은 희망제작소 소기업발전소가 지원하는 작은 기업들로, 지역과 함께 고민하고 성장하며 대안적 가치를 생산하는 건강한 기업들입니다. 이 연재가 작은 기업들의 풀씨 같은 희망을 찾아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희망소기업 열 여덟 번째 이야기는 토종 매실로 다양한 가공식품을 생산하고 있는 송광매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일식 프랜차이즈 기업을 운영하던 때였어요. 점포 수가 점차 늘어나고 사업도 잘 되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매장에서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거에요. 일식이 비가열 음식이 많아 세균으로부터 자유롭지가 않은데, 결국 일이 터진 거였죠. 그런데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도대체 일식의 본고장인 일본은 위생환경을 어떻게 지키고 있을까?”

송광매원의 서명선 대표는 음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일본인들의 노력이 궁금했다. 그러나 그 궁금증은 얼마 가지 않아 풀렸다. 바로 일본인들이 즐겨 먹는 매실에 있었다. 매실은 살균력이 매우 강하다. 특히 매실의 유기산은 강한 살균력을 갖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매실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식중독 사고가 다발하는 여름에 먹으면 효과적이다. 일본인들은 그래서 주먹밥이나 도시락에 매실장아찌를 넣고, 생선회를 먹을 때 고추냉이 대신 매실장아찌를 먹어 식중독을 예방한다고 한다.

송광매를 아시나요

서 대표는 이를 계기로 매실차(茶) 등 매실 가공식품을 제조ㆍ판매하는 송광매원을 설립하게 됐다. 송광매원이 키우는 매실은 개량종이 아닌 순수 토종 매실로, ‘송광매’로 불려진다. 권병탁 영남대 명예교수가 송광사에서 가져온 씨앗에서 키웠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 대표는 권 교수로부터 직접 매화 재배법을 전수받아 2000년부터 매실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경북 칠곡에 2만여평의 농장을 확보했으며, 송광매 1만 그루를 재배하고 있다.

[##_1C|1327902650.jpg|width=”400″ height=”265″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송광매원 서명선 대표_##]

일본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매실 산업은 아직 크지 않다. 게다가 많은 곳에서 개량종을 생산하고 있어 토종 매실의 저변은 더 좁은 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예전부터 매실이 크게 각광받지는 않았다. 문헌을 보면 퇴계 이황 선생이 매실을 직접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일부 귀족들의 비법으로만 전해질 뿐, 일반화되지는 않았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 개량종 매실이 국내로 흘러 들어왔지만, 해방 이후 자취를 감추게 된다. 매실 산업이 꽃도 피지 않고 졌던 것이다. 그러다가 매실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크게 퍼지면서 매실 산업이 커지게 됐다. 토종 매실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권 교수와 서 대표를 비롯해 토종매실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이들에 의해 그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영남대학교 권병탁 교수님이 송광매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어요. 권 교수님은 전라남도 순천 송광사의 600년 된 나무에서 씨를 가져다가 대구경북 지역에 매실 전령사 역할을 했어요. 저는 교수님과 ‘토종매실 복원 사업을 체계적으로 하자’라고 의견을 모았죠. 이렇게 해서 제가 매실 사업을 하게 됐어요. 본격적으로 뛰어든 거죠.”

베지 못해 나눠줬더니…

사업을 처음 하다보면 한 번쯤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하지만 송광매원은 상당히 큰 시련을 겪었다. 큰 뜻을 품고 넓은 대지 위에 매실 나무를 심은 서 대표. 나무는 잘 자랐고, 아무런 문제도 없어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매실은 열리지 않았다. 문제는 나무 사이의 간격이 너무 좁았던 것. 4년이나 지난 후에야 그 사실을 알았다. 총 300그루를 심었는데 이 중 100그루를 베어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자식 같이 키운 나무인데…’ 서 대표는 암담했다. 정성을 다해 키운 생명을 베어낼 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나무 기증이었다. 매실 나무를 뽑아서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 주기로 한 것이다. 처음엔 주변 초등학교나 중, 고등학교에 기증을 했다. 나무라고 해봐야 학교 설립 때 심은 나무가 전부인 시골 학교들이 매화 숲으로 변해갔다.

“학교들이 조경이 잘 안 돼 있잖아요. 저희가 보낸 나무로 학교가 매화숲으로 변하자, 학부형도 그렇고 학생들도 참으로 좋아했어요. 어차피 잘못 심어서 베어 버려야 하는 나무, 생명을 지워야 버려야 하는 그 나무가 사랑을 전파하게 된 거죠. 사실 기증을 하게 되면 여러모로 비용이 더 들어요. 그래도 도저히 베어낼 수가 없더라고. 자식 같은 놈들이었는데.”

기증 사실이 소문이 났는지 주변 지역 대학에서도 연락이 왔다. 자신들의 학교에 매화 숲을 조성하고 싶으니, 기증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경북대학교와 고신대학교에도 송광매원의 나무가 기증됐다. 특히 고신대학교 인근에 있는 태종대에는 일본의 벚꽃길이 조성돼 있었다. 태종대는 신라 태종 무열왕의 얼이 담겨 있는 곳이어서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송광매원의 매실나무 보내기 사업은 베어내려 했던 100그루를 넘어 계속됐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제장마을, 춘원 이광수 묘역, 칠곡고등학교, 경기여고, 한동대학교 등 전국 각지로 송광매원의 매실나무가 보내졌다. 구미시에도 매화나무 60그루를 기증했다. 안동시에서도 연락이 왔다. 도산서원에 퇴계 선생이 키운 매화나무가 죽었는데, 덴마크 여왕 방문에 맞춰 기념수를 송광매원의 매실나무로 쓰고 싶다는 것이었다.

대형마트 입점이 몰고온 불행

2002년에 첫 제품을 생산했다. 첫 생산품은 매실 액기스 차(茶). 하지만 가공 과정은 매우 어려웠다. 농산물 자체의 품질이 모두 제각각이기 때문에 그것을 균일하게 맞추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특히 가공 과정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않고서는 힘들었다. 게다가 일식 프랜차이즈 경험을 통해 품질의 중요성을 깨달았던 터라 그는 불특정 다수가 자신이 생산한 매실 차를 마신다는 생각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제품 출시 후 반응은 좋았다. 국내 최대 대형 할인마트에 입점에 성공한 것이다. 이제는 ‘고생 끝 행복 시작’이란 생각에 그야말로 일할 맛이 났다. 하지만 고생은 끝나지 않았고 더 큰 고생이 준비돼 있었다. 그 대형마트는 얼마 지나지 않아 ‘1+1 이벤트’와 같은 판촉 행사를 강요했다. 말이 좋아 ‘1+1 이벤트’이지 사실상 단가 인하 압력이었다. 서 대표는 이는 불공정 거래라며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고, 돌아온 것은 결국 입점 철수였다.

대형마트의 요청(?)을 거부한 결과는 생각보다 참담하게 다가왔다. 하루 아침에 판로가 막히면서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렸다. 결국 버티다 못한 서 대표는 보유한 아파트를 팔고, 결혼 예물도 다 팔았다. 대학생 아들은 군대에 보냈다. 그래도 자금난을 극복하기가 힘들자 친지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한 4년 정도를 그렇게 보냈다.

“오죽했으면 주위 사람들한테 부도 난다는 소문이 돌았어요. 남들 같으면 쓰러졌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오히려 그런 말이 들리면 더 강해져야겠다고 다짐했죠. 중간에 포기를 하고 싶어도 포기를 못해요. 왜냐하면 저 하나 죽는 게 아니에요. 여기에 혼신의 힘을 기울인 우리 직원들, 그리고 매실 재배 농가들, 이 모두의 삶이 걸려 있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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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어려웠던 순간들이 지나가면서 송광매원의 살림살이는 나아졌다. 설립 후 5년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도약의 발판을 만들었다. 정부에서 지역 특화품목으로 지정을 하고, 창고도 지어주면서 도약의 토대를 쌓았던 것. 그리고 2009년 향토사업단으로 지정이 되면서 10억여 원의 지원금을 받게 된다. 이를 통해 송광매원은 물론 매실을 재배하는 농가들이 같이 살 수 있는 구조가 완성됐다.

물론 정부의 지원만으로 송광매원이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다. 유기농 품질인증, 친환경 농산물 인증, 클린(Clean) 사업장 인증,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 선정, 농림부장관표창, K마트 인증, 경북우수농산물 지정 등의 지나온 역사가 말해주듯 끊임 없는 기술 개발과 투자가 맺은 결실이다.

“매실의 미래는 바이오”

서 대표는 사업 초반 중복투자로 고초를 겪었다. 시장 프로세스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설비 투자를 한 게 화근이었던 것. 캔(Can) 생산 라인을 갖췄는데, 이게 중소기업에는 맞지 않았다. 만들면 만들수록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 구조였다. 이러한 생산 시스템이 수십만 개씩 찍어내는 대기업에는 원가 절감 요소가 됐겠지만, 많아야 수천개씩 만드는 송광매원에는 맞지 않았던 것이다.

“농업 환경이 다른 산업보다는 열악해요. 물론 그 뜻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자신의 문제로 생각하지는 못하죠. 대기업에서 SOC(사회간접자본)투자로 사회 공헌 차원에서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대기업들은 거기까지는 신경을 못 쓰고 있는 듯 해요.”

아직 사업의 어려움은 진행형이다. 많은 부분이 좋아졌지만 어두운 긴 터널 안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동일하다. 그 과정을 뚫고 지나가야 살아남을 거라고, 서 대표는 생각한다.

그동안 뒤를 돌아보기가 힘들었다. 자금에 대한 압박과 이로 인한 경영의 어려움, 그리고 홍보 부족에 따른 판로 문제 등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매실 가공을 통해 얻은 노하우는 그에게 소중한 자산이다. 그는 그 노하우를 전체 농가와 나눌 방법을 찾고 있다.

“매실 가지고 이랬든 저랬든 10년 이상 하니, 전국적으로 매실 계통에선 유명세를 탔어요. 아직 매실 산업 자체가 부가가치가 낮은 편이에요. 앞으로 어떻게 대처를 해나갈지 고민이 많은데, 저는 매실이 바이오 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 대표는 바이오 산업을 세 가지로 분류한다. 레드(Red), 화이트(White), 그리고 그린(Green). 레드 바이오는 의약품과 같은 신물질 개발이다. 화이트 바이오는 대체 에너지. 그린 바이오는 농산물 가공이다. 매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농산물을 활용해 새로운 가공 식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매실의 경우 6월에 수확이 다 끝나는데, 수확 이후에 딱히 할 일이 없는 것이 단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작물을 연구해야 한다. 송광매원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약선 허브를 활용한 제품 개발과 자소라는 신품종을 개발했다. 여기에 아토피를 개선하는 기능성 연구를 대학이나 연구소와 함께 진행 중이다. 송광매원의 그린 바이오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웃과 함께하는 ‘착한 OEM’

서 대표는 대기업 OEM(주문자생산)은 처음부터 생각조차 안 했다. 아무리 어려워도 OEM만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다른 형태의 OEM은 하고 있다. 바로 이웃 농민을 위한 주문자 가공 생산이다. 농민들이 재배한 작물이 그대로 팔리면 부가가치가 낮지만 몇 차례 가공만 하더라도 수익이 크게 올라가는 점을 고려해 상생의 의미로 함께 하는 것이다.

“저희는 다른 지역 농민의 매실을 가공 해줘요. 농민들이 많이 어렵잖아요. 소득 창출을 위해서는 뭐든지 만들어야 하는데, 생산 가공 라인이 없어요. 그걸 저희가 대신 해줘요. 매실이나 미나라, 복분자, 산머루 등 다양한 작물이 저희 공장에서 가공됩니다. 가공시설이 없어서 2차 산업으로 진입하지 못하는 농업단체에 저렴한 가격으로 하고 있어요.”

송광매원이 농민 OEM으로 큰 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자신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고 있다. 서 대표는 다행히 버텨냈지만, 대부분의 농민들은 한번 실수하면 재기하기가 힘들다. 그 역시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식품 가공에 뜻이 있는 농민들을 만나면 가공시설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다음에 갖추라고 말한다.

서 대표는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바라만 보는 것도 이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요새는 40대만 돼도 입맛이 서구화돼, 외국 요리에 대해 경계가 없다. 그러다 보니 수입산이 범람을 하고 있는데, 이는 보존 처리제 등 화학물질에 소비자들이 그대로 노출됨을 말한다. 이 때문인지 아토피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아토피 문제도 심각한 지경이다.

그래서 그는 전통식품만 고집하지 말고 우리 식대로 글로벌 요리를 개발해보자는 주장을 한다. 입맛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바뀐 입맛을 적극적으로 공략해보자는 것이다.

“많은 인스턴트 음식이 몸에 해롭잖아요. 우리는 슬로우 푸드로 가야 된다고 봐요. 유가공 햄이나 베이컨 등 자연 친화적으로 생산하는 산업을 키워보는 게 필요해요. 피자나 스파게티에 바젤 소스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데, 그것 역시 우리 식대로 만드는 거죠.”

서 대표는 또 문화적 측면에서 매실을 바라보고 있다. 매실은 다른 작물과 달리 문화와 접목이 되기 때문이다. 매화꽃이 전하는 문화적 정서는 사람들을 매화 밭으로 몰려오게 만든다. 매화를 주제로 많은 그림과 시가 나왔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사실 “매화 생산과 가공을 넘어, 매화밭을 통해 잔잔한 삶의 공간을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한다. 송광매원은 매년 매화 축제를 열고 있다.

“아직 큰 돈은 못 벌지만…”

송광매원은 기업 존속의 이유가 명확하다. 매실을 매개로 세상의 끈을 연결하는 것이다. 지역 주민의 일자리 증대, 매실 농가의 가공처 제공, 매화 축제 등이 대표적인 활동이다. 여기에 또 하나 덧붙일 것이 있다. 바로 기업의 수익을 사회로 환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돈을 많이 번 사람을 지탄하는 경향이 있어요. 외국에선 그렇지 않죠. 돈을 많이 번 사람을 오히려 존경하고 인정하는 문화가 있어요. 이 차이는 바로 돈을 많이 번 만큼 사회에 헌납하고 기탁하는 문화가 있는지 여부에 따른 것이에요. 저희는 그래서 아직 큰 돈은 못 벌고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공헌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서 대표는 남을 돕고 봉사하는 것은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돈 욕심은 죽을 때까지 끝이 없다는 것. 그래서 살아가면서 습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렇게 습관으로 만들지 않으면 누구를 돕고 산다는 일이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장애인 문제에 특히 관심이 많은데, 향후 기술이전을 통해 장애인이 직접 운영하는 공장을 세우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장애인들이 직접 공장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_1C|1331057598.jpg|width=”400″ height=”265″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송광매원의 다양한 매실 가공상품_##]

송광매원은 연구개발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 땅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나갈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기술개발이기도 하지만, 현대인들의 고질병이 돼가고 있는 아토피 개선책을 손수 만들어보고 싶어서다. 또한 매실 등 천연 재료를 이용한 화장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매실 가공품 생산을 통한 농촌 수익 증대를 위해서다.

이를 위해 경북대학교 바이오연구소와 함께 기술개발에 나섰다. 지난 2008년부터 매실, 차조기, 약선 허브 등이 재료로 쓰이는 천연화장품 개발에 나섰다. 농업진흥청으로부터는 저장 증진 도시락 개발 사업 지원을 받아, 대구 바이오지원센터와 함께 제품 개발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도시락의 유통기간이 6시간인데 비해 이를 72시간으로 늘리는 연구다.

아직 큰 편은 아니지만 송광매원의 매출은 지난 2008년 30억 원을 넘어섰다. 소폭이지만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을 정도로 수익성도 좋아지고 있다. 8천 그루의 매실 나무에서 연간 100톤 정도 생산되는 매실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농민이나 사업자로부터도 50톤 정도를 받아 위탁 가공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계속 늘릴 예정이다.

금매는 뭐고, 백매는 뭐야
예전부터 매실은 음식으로, 약으로 활용돼 왔다. 2000여 년 전에 쓰여진 중국의 의학서를 보면 이미 그 때부터 매실이 약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한방 의학서에도 효능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매실은 구연산을 포함한 각종 유기산과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하다. 현대에 와서는 그 효과와 효능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몸에 좋다고 해도 매실을 날로 먹을 수는 없다. 신맛이 강한데다 이를 상하게 하는 등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작용은 매실에 들어 있는 독성물질인 ‘청산배당체’ 때문이다. 청산배당체는 풋매실인 청매의 과육과 씨에 들어 있다. 그래서 매실은 보통 매실농축액이나 매실주, 매실식초 등으로 가공해 사용한다. 가공을 통해 약효가 좋아지고 저장성도 높아져 일석이조인 셈이다.

매실은 수확시기와 가공방법에 따라 이름과 효능이 다르다.
– 청매 : 껍질이 파랗고 과육이 단단한 상태로 신맛이 가장 강할 때다.
– 황매 : 노랗게 익은 것. 향기가 매우 좋은데 과육이 물러 흠이 나기 쉽니다.
– 금매 : 청매를 증기에 쪄서 말린 것. 금매로 술을 담그면 빛깔도 좋고 맛도 뛰어나다.
– 오매 : 오매는 빛깔이 까마귀처럼 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청매를 따서 껍질을 벗기고 나무나 풀 말린 것을 태운 연기에 그을려 만든다. 각종 해독작용이 있을 뿐 아니라 해열, 지혈, 진통, 구충, 갈증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 백매 : 옅은 소금물에 청매를 하루 밤 절인 다음 햇볕에 말린 것. 효능은 오매와 비슷하지만 오매보다 만들기 쉽고 먹기에도 좋다.

좋은 매실 고르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덜 익은 청매, 완전히 익은 황매 등 매실의 종류는 여러가지인데, 무엇보다 상처가 없는 깨끗한 것을 골라야 한다. 청매는 한참 놔두면 황매가 되는데 이렇게 된 황매는 이미 효과가 많이 떨어진 후이므로, 청매는 청매대로, 황매는 황매대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매실은 6월부터 출하되기 시작하는데 6월 중순에서 7월 초순 사이의 것이 가장 좋다. 직경이 약 4cm 정도 되고 깨물어 보았을 때 신맛과 단맛이 나며, 씨가 작고 과육이 많은 것으로 고르면 좋다.

– 글쓴이 노준형은 전공이 뭐냐고 물어볼 때가 제일 난감하다. 전자공학과 글쓰기의 상관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회로설계(Circuit Design)와 글쓰기의 원리는 동일하다고 종종 주장한다.
몇 차례 취재기자를 꿈꾸며 <코리아포커스>, <아시아경제 브이에스뉴스> 등에서 짧게나마 기자생활도 했으나 불가항력적 상황에 밀려 지금은 PR 대행사 커뮤니케이션플러스에서 일하고 있다.
 ‘노대리의 직딩일기’와 같은 자전적 에세이를 쓰고 싶지만, 잦은 야근에 치여 하루하루 꿈을 내일로 미 루고 있다. 희망제작소의 소중한 부름을 받게 된 것에 감사하며 사는 소박한 직장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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