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008년 9월 10일 오후 7시, 희망제작소 2층 희망모울에서는 불만합창단의 첫 모임이 있었습니다.

10대부터 60대까지, 학생, 직장인, 만삭의 임산부까지, 그리고 재미교포에, 주한외국인..
성별, 세대, 문화적 배경을 가로질러 이들을 엮어주는 것은
다름아닌 ‘불만을 노래해보면 어떨까?!?’ 라는 것.

“불만합창단이요? 너무 부정적인 거 아니에요?”
“희망합창단으로 바꾸면 안돼요?”
“정치적인 불만은 얼마나 나와요?”

우리 사회에서 “불만”이라는 단어는 바로 ‘사회에 대한 불만’ ‘정치(인)에 대한 불만”으로 자동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불만합창단도 이러한 자동연관을 피해가기 쉽지 않았죠~

자동연관으로 인한 두터운 오해의 벽을 뚫고 모이신 열일곱 분의 불만합창단원들.
진지하면서 엉뚱하기 짝이 없는, 시끄러운 합창, 불만합창단
오늘 모이신 분들은, 이’형용모순’이 빚어내는 ‘재미’를 진작에 간파하신 분들이 아닐까요.

”?”불만합창단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헬싱키, 버밍엄, 싱가포르 등 다른 도시 불만합창단의 공연 영상을 함께 본 후, 각자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임 때마다 자기 소개 싫어요!”라는 불만이 나왔습니다만..)


당신은 불만이 생기면 어떻게 하시나요?

황순영 님: “저는 불만이 쌓이면 바깥 양반하고 얘기를 해요.”

최고운 님: “친구들 붙잡고 얘기하면서 풀어요.”

박찬진 님: “저는 노래방에 가서 내 상황과 비슷한 노래를 찾아 불러요”

가까운 사람들 붙잡고 얘기하고, 술 마시고 토로하거나, 노래방에 간다!
그런데 이제는 내 불만을 꺼내고, 그걸 노래하는 것!!





시작해볼까요?

당신의 불만은 무엇?

”?”불만을 노래하려면 내 안에 담긴 불만부터 꺼내와야 하는 법~
옆사람들과 웃으며 불만을 노래하려면, 그들의 불만이 뭔지 알아야 하는 법~
그래서 우리는 불만을 맘껏 적어보기로 했습니다.

“브레인 전지 라이팅!”
‘다다익선’, ‘질보다 양’, ‘컨닝장려’, ‘비판금지’라는 네 가지 원칙을 갖고 하얀 전지를 둘러 싸고 앉았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잠시 머뭇거리던 펜이 폭풍처럼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10여 분이 지나자 빼곡하게 들어찬 불만들. 무려 200개가 넘는 불만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렇게 불만이 많았다니!
그런데 이렇게 즐겁다니!

불만이 채워질 수록 웃음이 채워집니다. 불만이 가득한데 너무너무 재밌다?!?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 어떤 불만을 품고 계셨나요?

* 노래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작사까지 해야 하는거야? 그런거야?
* 학교 책걸상이 너무 불편해요
* 보험은 왜 암같은 죽을 병이 걸려야만 탈 수 있는거야

* 택배아저씨는 내가 없을때만 집에와!
* 유행하는 이효리 앞머리는 눈을 자꾸 찌른다네
* 팀장, 당신에게 야근은 왜 아무것도 아닌가요오호~

* 나보다 젊은 것들이 성공하는 중이라네
* 왜 대통령은 리콜이 안되나요?
* 솔로족이 왜 세금 더 내나요! 혼자인 것도 서러운데!

* 화장품은 꼭 한꺼번에 똑 떨어져요.
* 옆집아저씨 알람끄고 회사 출근해, 제발!!! 어~~~
* 헤어진 애인한테 청첩장 주지마.

* 선거는 하고 싶은데 찍고싶은 사람이 없어
* 점심먹으러 나가자고 대답만 하고 가만히 앉아 있는게 불만
* 머리끈은 수십개 사놔도 금방 다 사라져

* 이 정부는 맨날 “오해”래
* 내 블로그/싸이에 리플좀 (이 글에도 리플 좀..)

공감하는 불만은 몇 개입니까?



불만합창단은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모인 불만들 중에서 우리가 노래할 가사를 결정하고,
노래를 만들어 부를 계획입니다.


지금이라도 함께 하실 분은 전화주세요! (070-7580-8113 / 담당: 김이혜연 연구원)




* 불만합창단은 9월 중 열심히 놀듯이 연습을 하고
10월 10~12일 서울 시내 곳곳에서 깜짝 공연을 벌입니다.
각 지역의 불만합창단들이 모이는 불만합창 페스티벌은
10월 11일 토요일 오후 6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내 공연장에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