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편집자 주 / 김해창 희망제작소 부소장은 재팬 파운데이션(japan foundation) 주최로 아시아 7개국 7인의 공공리더를 초청하는 ‘2008 아시아 리더십 펠로우 프로그램’의 한국인 대상자로 선발되었다. 그는 앞으로 9월부터 약 2개월 동안 ‘다양성 속의 일치’를 주제로 일본에서 연구활동을 하면서, ‘일본리포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연구 및 현장 소식을 전할 예정이다.


2008년 9월 8일(월)


아침에 7시 좀 넘어 눈을 떴다. 어젯밤 에어컨을 끄고 잤는데 아침 라디오를 들으니 오늘 도쿄 기온이 30도가 넘는 날씨란다. 그런데 오늘 아침 하늘이 너무 맑고 좋다. 아침에 샤워를 하고 식사를 하러 갔다. 레스토랑이 아주 좋다. 무엇보다 전망이 좋다.

오른쪽 왼쪽에 도쿄의 상징인 도쿄타워와 54층짜리 롯폰기 힐즈 모리타워를 다 볼 수 있는 곳이다. 서울서 아침에 빵 우유로 때우던 것과는 천양지차. 우아하게 아침식사를 한다. 호텔 숙박비에 아침식사가 포함돼 있다. 뷔페식인데 빵 우유 과일 치즈 수프 등 다 있다.


두 가지 결심, 영어와 메모 습관


밖을 보니 정말 정원이 잘 가꿔져 있다. 정원이 아니라 제법 오래된 숲이다. 오랜만에 여유 있게 식사를 한다. 지금 평소 같았으면 주말을 부산 집에서 보내고 월요일 아침 이시간이면 부서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새벽 KTX 타고 서울역 내려 바쁘게 희망제작소로 뛰어가고 있을 시간이다.



”?”오늘 내가 할 일은 무엇인가 한번 챙겨본다. 우선 무엇보다 인터넷 연결이 되니 좋다. 그리고 호텔 방이 바로 공부방이자 사무실이 된다. 이제부터는 영어 모드로 전환한다. 어제는 일본어를 썼는데 오늘부터는 호텔에서 만나는 일본인 스태프에게도 무조건 영어로만 하기로 마음먹는다. 대신 룸에 있는 라디오 텔레비전을 잘 활용해 이번 기회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로 한다.

일본어 방송이 그대로 귀에 쏙쏙 들어온다. 대신 CNN 채널도 고정해 놓았다. 지금 라디오에선 영어 팝송을 중심으로 한 영어방송이 나온다. 방송을 들으면서 가져온 자료들을 정리를 한다. 중요한 것은 메모습관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좋은 생각이 나면 무조건 메모하자. 다 쓰인다.

오늘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ALFP 사무국 차원에서 오리엔테이션이 있고, 오후 6시 반부터 8시까지 공식 환영리셉션이 있다.

식사를 하고 나서 국제문화회관(IHJ) 부속 도서실을 둘러보았다. 어제 호텔에 도착하니 프론트 데스크에서 여기서 만든 내 명함 한통을 건네주었다. 나는 서울에서 희망제작소 명함을 무려 6통이나 만들어왔는데 말이다. ‘국제문화회관 국제교류기금 공동주최 아시아 리더십 펠로우 프로그램 2008년도 펠로우/ 김해창 희망제작소 부소장’. 펠로십 기간 중 연락처도 나와 있고 영어 일본어로 양면 명함을 잘 만들어놓았다.

”?”도서실 한 켠에 70대는 족히 돼 보이는 노신사가 영어로 내게 묻는다. ALFP 멤버 아니냐고. 나도 영어로 답한다. 그는 국제문화회관 고문 이사인 마쓰모토 히로시라는 분이었다. 내게 서울대 출신이냐고 묻는다. 아니, 부산대 출신이라고 하니 좀 의외라는 느낌으로 반응한다. 그는 서울대 출신의 한승수 현 총리를 교수 때부터 잘 아는 친구라고 얘기했다.


도서실 탐험하기


도서실을 둘러보니 아시아에 관한 일본어 영어 자료가 보인다. 대충 보니 한국에 관한 것도 우리나라 국제교류재단(www.kf.or.kr)에서 나온 ‘Korea Focus’가 눈에 들어온다. 촛불집회에 대한 언론의 사설이나 남북관계, 한중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영어로 잘 정리돼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잡지엔 동남아의 유기농 실태에 대한 영어 자료도 보인다. 이참에 좀 더 정리해 환경에 대한 영역을 적어도 아시아까지는 넓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부터 만나는 사람은 시간 순에 따라 명함을 새롭게 정리해야겠다. 그리고 사진도 많이 찍어야 한다. 틈틈이 통역영어사전을 보고 영어로 생각하고, 영어로 파워포인트 만들고, 도서관에 자주 들러 자료 찾고 정리하면 뭔가 될 것 같다. 복사비는 장당 20엔이고, 인터넷에서 프린트하면 장당 30엔이다. 적절히 활용하면 될 것이다. 편안 마음을 갖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자. 적극적으로 즐기자.

국제문화재관 주변을 간략히 둘러보고 간단하게 사진을 찍었다. 너무 맑은 하늘 특히 숲이 좋다. 그리고 다시 도서실로 갔다. ALFP 멤버는 특별대우였다. 무슨 책이든 2주간 마음대로 빌릴 수 있었다. 처음에는 참고자료실의 서적을 빌리고 싶지만 관외 대출은 어려울 것 같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보니 처음엔 일반적으로 대출하지 않는다고 하다가 ALFP 멤버는 특별히 빌려주겠다고 한다.

야마다라고 하는 사서는 전에 이곳 국제문화회관에 근무한 적이 있는 시마무라 상을 아느냐고 내게 영어로 물었다. 지난번에 시마무라 상이 서울 희망제작소에 왔을 때 만난 적이 있었다. 반가웠다. 그래서 일단 책 3권을 빌렸다.

책 제목은 ‘국제협력NGO 다이렉토리 2004: 국제협력과 관련된 일본의 시민조직요람’(특정비영리활동법인 국제협력NGO센터 JANIC, 2004), ‘아시아환경백서2006/07/(일본환경회의 아시아환경백서 편집위원회편, 동양경제신보사,2006), ‘일영 일본문화 표현사전’(연구사사전편집부편, 연구사,2007)이다.

다 읽을 수 있을까?
내가 지금 너무 욕심을 내고 있는 거 아이가?


[김해창의 일본리포트 바로가기]

첫 번째 이야기- 도쿄에 짐을 풀다
세 번째 이야기(1) -‘일곱 빛깔 무지개’ 아시아 친구들
세 번째 이야기(2) – 환영 리셉션, 소박하지만 알차게
네 번째 이야기 – 일본 교수가 보는 ‘침몰하는 일본’
다섯 번째 이야기-‘서던 아일랜드’-오키나와, 필리핀 기지문제 다룬 연극을 보다
여섯 번째 이야기 – 일본 따오기 27년 만에 자연 품으로